고전 이야기

가면과 진정

eorks 2014. 2. 20. 07:25
고전(古典) 이야기 ~진실로 어리석기는 어렵다~

가면과 진정
춘추시대 낙양(樂羊)이라는 사람은 위나라 대장이 되어 중산(中山)이라는 나라를 쳐들어갔다. 그때 낙양의 아들이 중산에 있었으므로 중산군은 낙양의 아들을 삶아 그 고깃국을 낙양에게 보냈다. 낙양은 태연스럽게 그 고깃국을 먹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위문후(魏文侯)가 상을 찌푸렸다.
"낙양은 나를 위해 아들의 고기까지도 먹었구나!"
그러나 낙양에 대한 신하들의 평판은 좋지 않았다.
"그 사람은 영달(英達)을 위해서는 제 아들의 고기도 그렇게 능히 먹어치우고도 남을 사람입니다."
낙양은 중산을 쳐부수고 돌아왔다. 문후는 공을 치하했지만 아무래도 인간성이 의심스러워 중임을 맡기지는 않았다.
노나라 대부 맹손(孟孫)이 사냥을 갔다가 새끼 사슴을 산 채로 잡았다. 밑에 부리는 태서(泰西)라는 자에게 그 사슴을 수레에 싣고 오도록 했다. 그런데 새끼를 잃은 어미가 자꾸 따라오면서 어떻게나 울어대는지 가엾은 생각이 들어서 노변에다 새끼 사슴을 풀어 주었다. 한편, 집에 도착한 맹손이 새끼 사슴을 가져오라 했지만 있을 턱이 없었다. 화가 난 맹손이 태서를 당장 내쫓았다.
석 달 뒤, 맹손은 다시 태서를 불러 자기 아들을 봐 달라고 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새끼 사슴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내 아들을 보살펴 줄 것이 아니냐!"
낙양은 공을 세우고도 의심을 받고, 태서는 죄를 짓고도 신임을 받았다. 그래서 교묘한 가면이 우직한 진정만 같지 못하다는 것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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