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황혼을 켜는 촛불

eorks 2014. 2. 22. 00:02
고전(古典) 이야기 ~진실로 어리석기는 어렵다~

황혼을 켜는 촛불
중국 진나라 임금 평공(平公)은 신하인 사광(師曠)을 몹시 아꼈다. 지혜롭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평공이 탄식을 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젊었을 때 좀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는군. 이제 70이니 공부하기엔 인생이 너무 저물었어."
그러자 사광이 조용히 말했다.
"마마, 인생이 저물었으면 촛불을 켜십시오."
사광의 엉뚱한 답변에 평공이 꾸짖어 말했다.
"경(卿)은 지금 농담을 하는군."
사광이 정색을 하고 대답했다.
"마마, 신하가 어찌 감히 임금께 농담을 하겠습니까? 다만 위로를 드리고자 할 따름입니다."
평공이 그 설명을 듣고자 했다. 사광은 당황함이 없이 말했다.
"젊어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침 태양과 같아서 그 빛이 참으로 찬란하다 하겠습니다. 또한 장년이 되어 공부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대낮의 태양과 같아서 반나절은 실히 좋은 빛을 기대할 수 있다 하겠습니다."
"그도 그렇군."
"마마, 노년에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 빛이 촛불과 같다 하겠습니다. 비록 태양처럼 밝진 않으나 칠흑의 어둠에 비하면 얼마나 밝습니까?"
사광의 말을 듣고 난 평왕은 얼굴 가득 만족한 미소를 띠었다.
"듣고 보니 과연 그렇군. 그대는 역시 지혜로운 신하일세. 내 비록 인생은 저물었으나 촛불을 켜 볼까 하네."
그리하여 평공은 70이 넘은 나이에도 기쁜 마음으로 공부에 몰두했다 한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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