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오십 년 전 스물셋

eorks 2014. 3. 3. 00:06
고전(古典) 이야기 ~진실로 어리석기는 어렵다~

오십 년 전 스물셋
중국에서 관리를 뽑기 위한 제도로 과거가 시행되었는데, 첫 과거는 수(隋)나라 문제(文帝) 때였고, 마지막 과거는 청(淸)나라 광서제(光緖帝) 때 시행되었다. 실로 이 과거야말로 1천4백년 간 중국 사람들에겐 약진의 발판이 된 등용문이었다.
관리와 일반 백성들 사이에는 차별이 무척 심했고, 관리들에게는 일반 백성들을 떡 주무르듯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3년 간 관리 노릇을 하면 일생 먹을 것을 장만할 수 있었다고 할만큼 부정이 심했다. 관리가 이렇게 좋고 보니 관리를 희망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 과거 때면 그 경쟁률이 굉장했었다. 처자가 있고 머리가 백발이 되어도 과거를 위하여 공부를 했다. 늙어서라도 시험에 붙기만 하면 시쳇말로 일약 스타가 될 수 있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과거를 에워싼 희비극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한다. 과거에 붙었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뻐서 미친 사람도 있고, 평생 과거 공부만 하다가 합격하지 못해서 아들이나 꼭 붙어달라고 소원하며 죽은 자도 있었다.
송나라 때의 이야기다. 남송 초기 진사에 합격한 사람 중에 호호백발이 있었다. 몇 살이냐고 물으니 73세라고 했고, 아들은 몇이냐고 물으니 과거 공부를 하느라고 장가도 가지 못했다고 했다. 임금이 가엾게 여겨 궁녀 중에서 가장 예쁜 시씨(施氏)를 내주었다. 이 소문이 퍼지자 이런 노래가 생겼다.
`색시가 신랑 나이를 물었더니, 오십 년 전에 스물 셋이었다 하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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