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막막음음(漠漠陰陰)

eorks 2014. 3. 2. 00:02
고전(古典) 이야기 ~진실로 어리석기는 어렵다~

막막음음(漠漠陰陰)
뿌옇고 침침하다는 말이지만 속뜻은 남의 작품에다가 약간의 변화만 주어 자기 작품인 양 행세하는 것을 말한다. 당나라 왕유(王維)의 시에 이런 것이 있다.

막막수전비백로(漠漠水田飛白露)
음음하목전황리(陰陰夏木囀黃鸝)
막막한 물 논에 백로가 훨훨 날고
울창한 여름 나무 위엔 꾀꼬리가 노래하네.

이 시를 보고 어떤 사람이 아는 척했다.
"이가우(李嘉佑)의 시에 `물논에 백로가 훨훨 날고_수전비백로(水田飛白露_, 여름 나무에 꾀꼬리가 노래한다_하목전황리(夏木囀黃鸝)_ ``는 구절이 있는데, 왕유가 여기에다가 막막음음(漠漠陰陰)을 보태어서 정채(精彩)를 몇 배 빛나게 했다."
후에 청나라 왕사진(王士稹)이란 시인이 이를 보고 크게 웃으며 반박하였다.
"잠꼬대 같은 소리다. 왕유가 이가우보다 먼저 나고 먼저 죽은 자인데 어떻게 이가우의 시에 이러한 구절이 있음을 알고 `막막음음`을 보탤 수 있겠는가?"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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