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정순왕후

eorks 2014. 6. 5. 00:12

고전(古典) 이야기 ~슬기로운 이는 순시(順時)에 이룬다~

정순왕후
오색찬란한 비단옷으로 치장을 한 재상가의 따님들이 수놓은 방석 위에 앉아서 영조의 간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온갖 준비가 다 되었음을 알리자 영조는 좌우에 사신들을 거느리고 아름다운 처녀들을 간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즐비하게 고개를 숙이고 얌전히 앉아 있는 여러 처녀들 중 어찌된 일인지 한 처녀만이 서 있는 것이었다. 이상히 생각한 영조는,
`저 처녀는 뉘 집 딸인데 저렇게 서 있느냐? 무슨 까닭이라도 있는가 물어보아라!`하였다. 나인들이 다가가 서 있는 규수의 귀에다 대고 재촉을 했다.
"임금께서 친히 간택하는 자리에 이렇게 서 있는 법이 아니오. 좌정하시오."
이렇게 독촉 받았으나 그 처녀는 여전히 서 있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영조가 직접 하문하였다.
"그대는 어디 몸이라도 불편하여 앉지를 못하는고?"
임금의 하문이 있은 연후에야 처녀는 나인에게 가만히 귓속말을 했다.
"아무리 간택하는 자리라곤 하지만 방석 위에 어버이의 성함을 써 놓았으니 어찌 그것을 깔고 앉을 수 있으리까?"
나인이 아래를 보니 과연 규수들의 아버지 이름이 방석에 써 있었다. 누구의 딸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이 말을 임금께 아뢰니 크게 깨달아 감탄을 하고 간택을 했다. 이 이가 바로 열녀(烈女)의 자질을 충분히 간직한 정순왕후 였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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