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삶은 암탉

eorks 2014. 6. 10. 00:02

고전(古典) 이야기 ~슬기로운 이는 순시(順時)에 이룬다~

삶은 암탉
옛날에 봇짐장수가 주막에서 암닭 한 마리를 잡아 먹고 그 이튼날 길을 떠나면서 말했다.
"돌아올 때 숙박료와 닭값을 계산하겠소!"
그 후 석 달이 지난 어느 날 봇짐장수가 돌아와 계산을 하려하자 주막 주인이 계산을 뽑아 내놓았다.
"숙박료는 제하고 닭값만 2백 냥이오."
봇짐장수는 눈이 휘둥그레지자 주막 주인이 말했다.
"당신이 먹은 닭이 살아 있다면 적어도 달걀 7,80개는 낳았을 거고, 그것이 병아리가 되었다면 2백 냥 가지고도 모자랄 것이오."
둘은 옥신각신하다가 원님을 찾아갔다. 그러자 원님은 자초지종을 듣고 판결을 내렸다.
"주막 주인의 말에 일리가 있으니 2백 냥을 내게!"
"그렇다면 내일 점심 때 돈을 가지고 오겠으니 원님께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봇짐장수는 어이가 없다는 듯 그렇게 말하고 돌아갔다.
이튼날 주막 주인과 원님이 한참을 기다렸으나 봇짐장수는 저녁때가 되어서야 나타났다. 화가난 원님이 늦은 이유를 묻자 봇짐장수가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오늘 같은 좋은 날씨에 보리를 심으려고 보리종자를 삶다 보니 그만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이렇게 늦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원님이 꾸짖었다.
"미련한 녀석! 삶은 보리종자에서 어떻게 싹이 난단 말이냐!"
이때다 싶어 봇짐장수가 말을 되받았다.
"나리, 지당한 말씀입니다. 삶은 암닭이 어떻게 알을 낳을 수 있겠습니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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