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 이야기 ~슬기로운 이는 순시(順時)에 이룬다~ |
황희 정승에게 수신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수신은 공부에 게으르고 술을 즐겨 걸핏하면 마을 술집에서 밤늦도록 술을 마셨다. 뿐만 아니라 심하게 취하여 아예 잠을 자고 오는 일도 있었다. 황 정승은 그런 아들에게 몸가짐을 바로잡고 행동거지를 조심하라고 일렀다. 그러나 부친의 훈계를 귓전으로 흘렸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듯하다가도 며칠 지나면 술집으로 달려가기가 일쑤였다. "한 번 더 체통을 저버리거나 술집에서 자고 오는 일이 있으면 아들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알겠느냐?" 황 정승의 호통에 수신은 굳게 맹세했다. 그러나 작심삼일. 모처럼 만난 친구들의 권유를 이기지 못하고 술집에서 밤을 지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불안한 마음으로 술집 문을 나서는데 평복을 입은 채 기다리고 있던 황 정승이 엎드려 절을 올렸다. 수신이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며 일으켜 세웠지만 막무가내였다. "도련님, 저도 도련님과 같은 자식이 있었는데 얼마 전에 잃었습니다. 도련님을 보니 자식 생각이 나서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지금 나라에는 할 일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영동(楹棟)_가장 중요한 인물_과 같은 도령께서 술타령이나 하신다면 장차 이 나라가 어찌 되겠습니까?" 비로소 아버지의 충정을 깨달은 수신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황희 정승 얘기 하나 더. 방촌 황희 정승이 어느 날 대청에 나와 책을 읽고 있노라니 계집종이 왁자지껄 떠들며 싸우는 소리가 난다. 그러길 무려 몇 식경이 지났다. 이제는 조용하겠거니 하였더니 웬걸 그 중 한 계집종이 쫄래쫄래 쫓아와서 하는 말, "나리. 제가 저기 저 애하고 서로 다투었는데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습니다. 제가 옳고 저 계집애는 아주 악질입니다." "그래. 네 말이 옳구나." 조금 있자 또 다른 계집종이 쫓아와 하는 말, "나리. 제가 저 애하고 서로 다투었는데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습니다. 제가 옳고 저 계집애는 아주 악질입니다." "그래 네 말이 옳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마침 황희의 조카 아무개가 옆에 앉아 있었다. 듣고 보니 답답하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질 않고 무조건 옳다고만 하니. "아저씨도 참 답답하십니다. 제가 보기에는 먼저 아이가 옳은 것 같습니다." "그래 네 말이 옳다." 황 정승은 읽던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까짓 계집종년들의 싸움에 껴들 게 무어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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