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 이야기 ~슬기로운 이는 순시(順時)에 이룬다~ |
조선 선조(宣祖)와 광해주(光海主) 시대를 주름잡던 송강(松江) 정철(鄭澈),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서애(西涯) 유성용(柳成龍), 심일송(沈一松) 이월사(李月沙) 등이 한자리에 모여 술을 들고 있었다. 술 자리가 얼큰해지자 이들은 각기 제일 듣기 좋은 소리에 대해서 한마디씩 하기로 했다. 먼저 송강이 말했다. "맑은 밤 밝은 달을 구름이 갈짝 가리는 소리가 제일 좋다." 심일송이 말했다. "산 가득히 단풍이 물든 숲 속에서 들린 원숭이 울음소리가 최고지." 이번에는 서애가 말했다. "무슨 소리인가? 새벽 창가에 앉아 졸음이 밀려올 때 들려오는 술독에서 술 거르는 소리가 으뜸이야." 월사도 지지 않고 말했다. "산 속 오두막집에서 들리는 아이의 글 읽는 소리가 제일 아름다워." 이에 백사가 짖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다 틀렸네.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뭐니뭐니 해도 깊고 그윽한 밤에 꽃 촛불 맑힌 방에서 아름다운 미녀가 님을 위해 치마끈을 푸는 소리가 최고라네." 이 말을 듣고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웃었다.<고금소총(古今笑叢)>에 나오는 이야기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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