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소백주의 시조 한 수

eorks 2014. 8. 15. 06:34
고전(古典) 이야기 ~슬기로운 이는 순시(順時)에 이룬다~

소백주의 시조 한 수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유학 온 외국인들, 그들은 과연 얼마만큼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말을 유창하게 한다고 하는 외국인은 꽤나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대상으로 3행시인 시조를 지어 보게 한다면 과연 얼마나 잘 지을 수 있을까. 아마 모르긴 해도 그리 좋은 시가 나오지는 않을 듯하다. 그것은 민족의 뿌리와도 관련이 있는 것이어서 말만 잘한다고 우리의 정서가 담긴 시조를 지을 수 있는게 아닌 것과 같다.
조선시대 중기 박엽(朴燁)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평양감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에게는 소백주(小栢舟)라는 기녀가 항상 옆에 따라 다녔다. 어느 날 박엽이 친구와 장기를 두고 있었다. 그 곁에서 장기판 구경을 하던 소백주가 심심하기에 시조를 한 수 읊었다.

相公을 뵈온 後에 事事를 맺자오매
拙直한 마음에 病들까 念慮러니
이리마 저리차 하시니 百年同抱하리라.

어린 소백주 같은 기녀도 시조 한 수쯤은 여줄가리로 읊을 줄 알았던 것이 우리네의 풍류였다. 이 시조 안에는 장기판이나 나오는 말이 전부 다 들어 있다. 상(相_象), 궁(公_宮), 사(事_士), 졸(拙_卒), 병(兵), 마(馬), 차(車), 포(抱_包)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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