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야행기(夜行記)(4)

eorks 2015. 4. 26. 07:37
韓國野史 이야기(夜談)

야행기(夜行記)(4)
    그런 반지가 천수를 보게 되니 마음이 달아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 번 넘은 선은 쉽게 무너지는 법이어서 반지는 며칠 만에 한 번씩 그 짓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천수를 보게 되자 나이 가 많은 기철의 얼굴이 징그럽게 여겨지면서 천수의 얼굴만 눈앞 에 떠올라 미칠 것만 같아졌다. `세상에, 어쩌면 저렇게 잘생긴 사내가 있을까.` 그리하여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도, 잠자리에 누워서도, 심지어 는 기철의 몸을 안고 있으면서도 천수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언젠가 한 번 말을 걸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침마다 꼭 함께 가는 학동 하나가 있었고, 밤에도 역시 한께 돌아갔기에 반지는 생가슴만 앓게 되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오게 되었다. 지성이면 감천인지 이제나 저 제나 하면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영봉이가 제사를 지내러 큰 집에 가느라고 서당을 빠진 날 밤, 천수 혼자서 호젓한 산길을 걸어 아랫마을까지 돌아가게 된 것이었다. 반지는 이윽고 얌전한 걸음걸이로 돌아가는 천수가 나타나자 살며싯 뒤따라가기 시작했다. 어둠 속이었지만 하도 많이 숨어서 보아 왔기에 걸음걸이만 보고도 그가 천수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고 또한 그 시간에 아랫마을로 가는 사람은 천수와 영봉이 밖에 없었으며 키가 작은 사람이 바로 천수였다. 윗마을에서 벗어나 산기슭으로 접어든 천수는 갑자기 뛰어가는 것처럼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밤에 혼자 걷는 것이 무서운 모양 이었다. 그 때까지 그 부근에 산짐승이 나타났었다는 이야기는 없었지만…… 반지는 이윽고 부지런히 걸어가 그의 뒤에 따라붙으며, "저어……" 하고 말을 걸었다. 천수는 소스라치게 놀라 멈춰서면서 그녀를 보았다. "……?" "저어……" 텅녀와도 같은 여자였지만 반지는 자기의 마음을 주고 싶은 청 년이어서였는지 가슴이 두근거려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천수는 얼떨떨해하며 그녀의 하얀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반지는 용기를 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 서당에 들어온 도령님이시죠?" "예, 그런데 낭자는?" "저어, 제 이름은 반지라고 해요. 도련님이 서당에 다니시는 걸 항상 숨어서 봐 왔어요." "예?" 반지는 머리를 푹 숙이며 말을 이었다. "저는, 하룻밤도 도령님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낭자……" 천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 목소리에는 난처함과 수줍 음이 잔뜩 어려 있었다. "사람에겐 사람의 길이 있는 법이오. 우리가 어떻게 어두운 밤 길에 만나는 것은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는 가르침에 어긋나는 일 입니다." 천수가 점잖게 타이르자 밤지는 자기의 기대가 깨졌다고 생각 하며 당장이라도 미칠 것만 같은 기분이 되었다. 다음 순간 그녀 는, "흐흑…… 도령님…… " 학 울음을 터뜨리며 천수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니, 낭자!" 놀라면서 책보를 떨어뜨린 천수는 재빨리 그녀의 어깨를 받아 쥐면서 뒤로 밀었다. 그러자 반지가 이성을 잃으며 앙칼지게 소 리쳤다. "소리를 지르겠어요. 당신이 나를 꾀어서 내 신세를 망쳤다 고……!" "예?" 오늘 어떻게 해서라도 그의 가슴에 안기겠다고 작정하고 있던 반지는 앙칼진 목소리로 멋대로 떠들어 댔다. "어서 나를 안아요. 어서!" "아니, 나…… 낭자……" "나를 안지 않으면 서당에 가서 소문을 내겠어요." 모진 말을 내뱉은 그녀는 다시 천수의 품 안으로 몸을 던졌다. 천수는 당황하며 더듬거렸다. "낭자, 그런 일은 부모님들이 알아서 하실 일이니……" "듣기 싫어요. 어서!" 세상에 어떤 부모가 한 마을에서 술장사하는 과부의 딸을 데려 가려고 할 것인가! 반지는 그에게 시집갈 생각 같은 것은 아예 하지도 않았었다. 그져 그의 품에 한 번 안겨나 보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만이 있었기에 생때를 썼다. 그러자 천수는 큰일났다 고 생각했는지 반지의 몸을 화악 밀어 버리고는 책보를 주워 들 기가 바쁘게 아랫마을을 향해 달아났다. 반지는 그를 뒤쫓아가지는 않았다.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분함을 참지 못하며 울기만 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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