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착한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마을에서 가까운
글방에 다니면서 공부를 했다.
하루는 소년이 글방에 가는데 동네 아이들이 모여서 뱀을 잡아
막대기로 때리고 있었다. 막대기에 맞아 꿈틀거리는 뱀을 보니
불쌍한 생각이 들어 아이들에게서 뱀을 뺏아 부근의 도랑에 놓아
주었다.
몇 해 뒤 소년이 장가를 가게 되었는데, 혼인 전날 밤 꿈에 뱀
이 나타나 전에 살려 준 보담을 하겠다고 하면서 `내일 밤 머리
에 기름이 묻는 일이 생기더라도 닦지 말라`고 당부하고는 사라
졌다.
다음 날 혼례가 끝나고 손님들이 모두 돌아간 다음 신방으로
들어갔다. 신랑은 옷을 벗다가 잘목하여 등잔이 엎어져 머리에
기름이 흠뻑 묻게 되었다.
신랑은 꿈 속에서 뱀이 한 말이 생각나 닦지 않고 그냥 두었
다.
밤이 깊어 잠이 들었다. 그런데, 잠결에 어렴풋이 방문이 살며
시 열리더니 키가 무척 큰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먼저
신랑의 머리를 만져 보더니 기름이 묻어 있으니까 신부인 줄 알
고 옆 자리에 누운 신부에게,
"내 마누라를 네가 빼앗아 가고도 무사하길 바랐느냐?"
고 외치면서 칼로 찌르고 뛰어 달아났다.
신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신랑의 입장은 매우 곤란해졌다.
사람들은 신랑의 짓이라고 의심을 했으며 마침내 관가로 붙잡혀
갔다. 그리고 며칠 동안 갇혀 있다가 처형을 당하게 되었다.
사형을 집행하는 날 아침에 원님이 세수를 하는데 버드나무잎
하나가 바람에 날려 세수대야 안으로 떨어졌다. 그 버들잎의 가
운대 구멍이 뚫려져 있어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이름 있는 점장이들을 모두 불러 구멍 뚫린 버들잎이
떨어진 점괘를 풀게 하였는데, 한 점장이가 나서서 하는 말이,
"버들잎에 구멍이니 유엽환(柳葉丸)이며 따라서 성은 유(柳)요.
이름은 엽환(葉丸)이니 이 자가 바로 범인입니다."
라고 했다.
원님은 사람을 시켜 유엽환이란 자를 찾게 하였는데, 정말로
그 동네에 하인 일을 하는 사람 가운데 유엽환이라는 이름의 사
람이 있었다. 그를 끌어다가 사실을 추궁하니 오래도록 사모하다
가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신랑을 죽인다는 것이 신부를 잘못
살해했다고 자백을 하기에 이르렀다.
사람이 아닌 뱀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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