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신기한 왕골 부챔

eorks 2015. 5. 13. 00:16
韓國野史 이야기(夜談)

신기한 왕골 부챔
    옛날 황해도 어느 마을에 심한 가뭄이 들었다. 어찌나 갈물 었던지 우물은 밑바닥이 드러났고 논이란 논은 모두 다 말라 버 려 개구리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밭은 피해가 더욱 심 했다. 곡식들이 익어 누렇게 황이 들어 척척 늘어져 땅바닥에 말 라붙었다. 분이네가 부치는 콩밭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워낙 모래와 자 갈투성이 밭이었기에 다른 밭보다도 가뭄이 더 탔다. 하지만 분이는 콩포기를 조금이라도 살려 보려고 모진 애를 다 썼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말았다. "아, 이렇게 다 말라 죽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나……" 분이의 눈에서 주르르 흘러내린 눈물이 먼지가 이는 땅에 떨어 졌다. 분이는 가엾은 아이였다. 그의 아버지는 일찍이 마을의 부자한 테 매를 맞다가 죽었고 집에는 앓는 어머니가 계셨다. 그래서 얼 마 안 되긴 해도 콩농사를 한 번 잘 지어 어머니에게 약도 사다 드리고 순두부도 만들어서 잡숫게 하려고 그처럼 애를 썼지만 무 심한 하늘은 분이의 마음을 너무나 몰라 주었다. 분이는 물초롱을 들고 일어났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는 계속해서 물을 져 날랐지만 이랑에 척척 늘어진 콩포기들은 좀처 럼 일어서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분이는 물지게를 지고 콩밭으로 가다가 너무 힘이 들 어서 잠시 앉아 쉬고 있는데 웬 노인이 다가와서 물었다. "얘야, 넌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매일 힘들게 물지게를 지고 다 니느냐?" 분이는 공손히 대답했다. "콩밭에 물을 주려고 그러는 거예요. 콩을 살려야 앓고 계신 어머니한테 순두부라도 한 번 만들어 드리겠는데……" 분이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긴 한숨이 새어나왔다. "넌 정말로 효성이 지극한 아이로구나. 하지만 그렇게 해서 어 떻게 이 불볕 속의 콩을 살리겠느냐." 노인은 긴 채수염을 내리쓸며 잠시 뭔가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 니 이윽고 두루마기 자락 속에서 왕골부채 하나를 꺼냈다." "얘야, 이걸 받아라. 이걸로 부채질을 하면서 `콩아 콩아 어서 자라라` 하고 말해라. 그러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노인은 왕골부채를 분이에게 내밀었다. 그러나 분이는 그걸 선 뜻 받을 수가 없었다. "어서 받으라니까." 노인이 몇 번 재촉을 하자 음전이는 부채를 받아 쥐었다. "할아버지, 고마워요!" 분이는 노인에게 인사를 하고 콩밭으로 달려갔다. 콩밭에 이른 분이는 그 노인이 하라던 대로 부채질을 하면서 속삭이듯 말했다. "콩아 콩아 어서어서 자라라!" 그랬더니 정말로 이랑에 척척 늘어졌던 콩포기들이 움직이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콩포기는 어느 샌가 푸른 잎새 를 싱싱하게 펄치고 있었다. "야, 콩들이 살았네!" 분이는 너무 좋아서 눈물이 막 나왔다. 분이네 콩은 그렇게 되어 하루 만에 모두 다 살아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소문이 아랫마을에서 사는 욕심쟁이 박 부자의 귀에 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반벙어리인 박 부자는 그 소리를 듣자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 하게 되었다. `세상에 그런 신기한 부채가 다 있었다니……` 박 부자는 못 미덥기도 하고 또 타고난 욕심이 꿈틀거려 가만 있을 수가 없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박 부자는 날이 밝자마자 아침밥도 먹지 않고 분이네 콩밭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가 밭머리에서 서서 살펴보니 아닌게아니라 작은 여자애가 한 손에 부채를 들고 밭 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그 애는 파란 콩 잎 사귀들을 쓸어 만지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콩아 콩아 어서어서 자라라!" 그러면서 왕골부채로 콩포기들에게 슬슬 부채질을 해 주었더니 한 뼘만 하던 콩포기들이 키를 쭉쭉 솟구며 자라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탐욕스러운 눈으로 그 신기한 부채를 바라보던 박 부자는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자기 부채를 괴춤에 찔러 넣고는 스적스적 걸어 밭 가운데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땀을 씻는 시늉을 하면서 부채를 좀 빌려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이는 박 부자에게 그 귀중한 부채를 선뜻 내줄 수가 없었다. 그의 눈길을 보니 좋은 사람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분이는 부채를 꼭 잡고 뒷걸음질쳤다. 박 부자는 분이가 부채를 빌려 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빌려만 주면 자기 부채와 슬쩍 바꾸려고 했던 계획이 깨지자 그 는 분이한테 와락 달려들어 부채를 억지로 빼앗았다. "아, 안 돼요! 내 부채를 줘요……" 갑자기 부채를 뺏긴 분이는 발을 동동 구르며 박 부자의 옷자 락에 매달렸다. 하지만 그의 힘을 당할 수가 없었다. 박 부자는 눈물까지 쏟으면서 매달리는 분이를 뿌리치고 냅다 뛰기 시작했다. 자기 콩밭에 이른 박 부자는 서둘러 그 애가 말하던 것처럼 `콩아 콩아 어서어서 자라라` 하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반벙어리인 그의 입에서는 엉뚱하게도 "코아 코아 어서어서 자라라." 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코가 갑자기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코끝이 너무나 가렵기에 한 손으로 슬그머니 만져 보았더니 코가 스윽스 윽 자라고 있는 게 아닌가. "으응?" 박 부자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두 눈이 커졌다. 순식간에 한 자도 넘게 길어진 코는 눈을 내려뜨지 않아도 잘 보였다. "이 이게, 어 어떻게 된 일이야?" 그는 흉측하게 변한 그 코를 누가 볼까 봐 갓을 벗어 그것을 가리고 집으로 뛰어갔다. 집에서 남편의 갓을 받아 들던 마누라는 턱 밑까지 늘어진 길 다란 코를 보더니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까무라쳤다. 그런데 철없는 손자녀석들이 방 안으로 몰려들어 "우리 할아버지 코끼리 코가 됐어." 하고 떠들어 댔다. 박 부자는 벌컥 화를 냈다. 그리고 `싹 나가거라!` 하고 소리를 지른다는 것이 반벙어리라 "싸리 나가거라!"하고 소리치게 되었 다. 그랬더니 곳간마다 가득하게 쌓여 있던 옥백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아이구 나는 이제 망했구나!" 박 부자는 뒤늦게 후회하며 가슴을 쳤다. 그러던 그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부채를 들고 대문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 는 곧장 자기 논밭으로 달려가 부채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리 고, `벼야 벼야 어서어서 자라라.` 하고 말하려 했으나 입에서는, "배야 배야 어서어서 자라라." 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 말이 채 끝나 기도 전에 가뜩이나 뚱뚱한 그의 배가 갑자기 더 크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박 부자는 엄청나게 커진 배 때문에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 고 논에 쓰러졌다. 아무리 일어나려고 애써 보아도 좀처럼 일어 설 수가 없었다. 그는 결국 분통이 터져 부채를 잡은 손으로 논 두렁을 탕탕 치며 `아이구 불이 인다! 불이 일어!` 하고 넋두리를 했는데 그 소리는 "아이구 부리 인다! 부리 이어!" 하는 소리가 되어 입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어디선가 갑자기 뜨거운 불길이 쏴 하고 밀려 오더니 넓은 논이 불타기 시작했다. 잠깐 동안에 벼포기들이 모두 다 타 버리고 새뽀얀 재만이 바람에 흩날렸다. 박 부자는 너무나 기가 "헉! 헉!" 하고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 질렀다. 그는 무거운 배 때문에 불타는 논밭에서 영영 일어나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그 후 분이는 불탄 논밭에서 자기의 왕골부채를 찾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다른 것들은 다 탓어도 그 부채만은 조금도 상하지 않은 모습 그대로 있었다. 분이는 그 신기한 부채 덕분에 콩농사를 잘 지어 어머니의 병 을 고쳐 드렸으며 마을 사람들도 도와 주면서 잘 살았다고 한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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