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뒤바뀐 운명(2)

eorks 2015. 5. 23. 08:05
韓國野史 이야기(夜談)

뒤바뀐 운명(2)
    "아니, 이 발칙한 년 같으니! 어느 앞이라고 네가 나를 속여 넘 기려느냐. 네 방에서 저놈이 바지춤을 사리면서 나와 신을 신는 것을 보았는데 그래도 거짓말이라고 한냐?" 그제서야 일랑은 항상 자기를 눈의 가시처럼 알아 오던 어머니 가 모함하려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하늘이 무너져 버리 는 것만 같아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푹 엎어지며 흐느껴 울 었다. "가문의 지체를 생각하지 않고 화냥년들이나 할 짓을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국씨 부인은 비녀들을 시켜 우선 일랑을 연금시켜 놓았다. `이제야 뜻데로 되는구나. 영감마님이 늘 우리 일랑은 훌륭한 사윗감을 골라서 시집을 보내야 한다고 하는 말이 귀에 거슬려 짜증이 났었는데…… 제 년이 신랑을 잘 만나면 신랑 힘을 믿고 자기를 괄시한 이 애미에게 무슨 행패를 부릴지 모른단 말야. 그래서 늘 걱정이었는데 잘 됐지.` 참판이 들어오자, 국씨 부인은 사랑방으로 가서는 대뜸 통곡을 터뜨리며 땅바닥을 쳤다. "영감마님, 이 일을 어쩌면 좋사옵니까. 이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일을 말이옵니다." "아니 무슨 일인데 그러오? 응?" "글쎄…… 망칙스럽기 짝이 없게도……" 그녀는 너무나 천연스럽게 복쇠가 일랑의 방에 들어가 세상 에 몹쓸 짓을 했다는 거짓말과 꽃을 꺾어 바쳤다는 이야기를 아 뢰었다. 마음씨 고운 참판도 그 말에는 새파랗게 질리며 온 몸을 후들후들 떨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당장 일랑과 복쇠를 잡아오게 했다. 앞에 꿇어앉힌 그는, 억울해 말도 못하는 일랑에게 먼저 물었다. "이 고얀 년! 네가, 네가……" 더듬거리면서 입을 연 그는 이윽고, "에이 보기도 싫다. 당장 나가거라. 저 몰골을 낸 머슴놈과 집 을 나가서 강물에 빠져 죽든지, 아니면 산에 가서 목을 매달든지 네 마음대로 해라." 하고 말하더니 당장에 쫓아내라고 한 마디 명령하고서는 훌쩍 사 랑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참판의 가슴은 미어지는 것 같았다. 에미를 어릴 때 여의어, 늘 불쌍하다고 여겨 오며 좋은 신랑감 을 골라서 의탁시키려 했는데 그런 창녀 같은 짓을 했다니 가슴 이 안 아플 수가 없었다. 낮에는 동네가 창피하다고 하여 밤에 쫓아내기로 했다. 쫓아낼 망정 그래도 딸은 딸이었다. 참판은 아무도 몰래 마름을 시켜서 금 열 냥을 주었다. 두 사람은 캄캄한 밤길을 걸었다. "아씨, 쇤네가 죽을 죄를 졌습니다. 쇤네가 공연히……" 밤바람이 불고 있었다. 복쇠는 아직 몸이 완쾌되지 않아 걸음 걸이가 완전치 않았다. "무슨 말을…… 우리 어머님이, 어머님이 나를 밉게 보셔서 그 러신 거예요. 그러나 저러나 이제 우리들은 서로 의지해서 살 수 밖에 없어요. 양반이고 상놈이고가 어디 있겠어요. 내외가 되면 일심동체(一心同體)라고 배웠어요." 복쇠의 가슴은 이상하게 뛰었다. 일랑이도 마찬가지였다. 상민(常 民)이긴 하지만 생김새가 양반집 귀공자처럼 생긴 그가 싫지는 않았다. 더구나 꽃을 꺾어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일랑의 가 슴 속은 왜 그런지 훈훈하게 달아 올랐다. 복쇠는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다가, "소저, 쇤네 같은 자에게 평생을 맡겨 주시겠습니까? 하늘이 무심치만은 않으실 것입니다."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청혼을 했다. "다 하늘의 뜻이겠죠. 우리가 이렇게 된 것도, 하늘의 뜻이니 따르겠어요. 아버님이 금덩이를 주신 것도 있고 하니 논밭이라 도 장만해서 먹고 살아갈 수는 있을 거예요." "소저, 고맙습니다." 아씨라는 말이 어느새 소저가 되어 있었고, 복쇠는 일랑의 손 을 잡았다. 파르르 떨리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복쇠는 밤 의 어둠에 힘을 입은 듯이 일랑을 안으면서 풀밭 위에 쓰러졌다. "소저, 실은 감히 쳐다봐도 죄가 될 신세였지만 우수가 깃든 소저의 모습을 힐끗 볼 때마다 내 가슴 속에 뜨거운 불길이 일었습니다." 그런 말과 함께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 하고 떨고 있는 일랑의 입술 위에 자기의 입술을 덮어 갔다. 소저의 몸은 불덩이 같았다. 복쇠는 그녀의 차마께에 손을 댔 다. 그러자 일랑의 몸이 꼿꼿이 굳어 버렸다 상민과 양반의 몸이 한 몸이 되는 순간, 일랑은 아픔과 함께 온 어둠이 빙글빙글 도 는 것 같은 것을 느꼈다. 이튼날, 임진강을 향해 가는 두 사람은 요란한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길 한쪽 가로 비켜섰다. 한 떼의 군사가 맨 앞에 채홍사(埰紅使) 라는 깃발을 세우고 달려왔다. 두 사람을 본 무리는 말고삐를 잡아 채면서 멈추었는데 그들 중의 장(長)인 듯 싶은 자가, "이거 아주 잘 생겼군, 그러나 처녀군 그래. 우리는 채홍사니 다행이지만 채청사(埰靑使)에게 걸리면 영락없는걸." 하고 중얼거리더니 빠르게 달려가 버렸다. 당시는 이조(李祖)의 연산군(燕山君) 시대였다. 연산군은 황음 한 탕군으로서 여승만이 있는 절에 가서 여승들 앞에서 남녀의 비사(秘事)를 즐기는가 하면, 정승 판서의 여자들일지라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범했다. 그러다가 그것도 신통치 않았는지 전국에 채홍사, 채청사를 파견하여 채홍사는 정조를 잃은 미인을, 채청사는 처녀 미인을 잡아들이도록 했다. 사화(士禍)를 일으켜서 숙청해 버린 현관(顯官)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흠, 세상은 말세요. 이러고도 일이 안 난다면 하늘이 정말 무 심한 것이지 채홍사 채청사라니!" 복쇠가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떠는 모습을 보고, 일랑은 그에게 서 의젓한 장부의 기상을 느꼈다. 복쇠의 말대로 드디어 중종반정(中宗反正)이 일어나 연산군은 조정에서 쫓겨나고 새 임금이 용좌에 않으셨다. 박 참판은 하야한지 오래 되었기에 이런 조정의 일과는 무관해 서 무사했다. 그러나 가슴이 아픈 것은 아무래도 일랑의 일이었 다. 이것이 어디 가서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모진 마음을 먹고 강물에 뛰어들지나 않았을까 하고 걱정을 하다가 그만 심화 병이 생겨 항상 누워 지냈다. 하지만 이랑은 어디 가서 죽어 버렸던지, 아니면 거지 꼴이 되 어 헤맬 언니를 생각할 때마다 고소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자기 가훌륭한 낭군에게 시집 가서 사는 모습을 보이며 자랑하고 싶 었다. 그런데, 그 즈음 그러니까 중종 반정이 일어난 직후에 그녀는 서울 서문 밖에서 사는 공조(工曹)의 참판을 지내던 윤씨댁(尹氏 宅)과 혼담이 성립되어 성대한 예식을 갖추게 되었다. 그런데 이랑이 가슴은 두근거리면서 시집을 와 보니 신랑이라 는 자가 첫날밤에 신부를 어떻게 다루는지도 몰라 쩔쩔매는 것이 었다. 때문에 자기가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어머니로부터 들은 대로 일러 주면서 밤마다 꿈에 그리던 사나이를 몸에 느꼈을 정도다. 그리고 이랑은 신혼 첫날밤을 치르고 불과 며칠이 지났을 때, 비 로소 신랑이 어딘가 좀 모자라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되었다. 실은 윤 참판이 자기 아들에게 모자라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옛날에 신도(神道) 마을로 낙향한 집의 후처의 몸에서 태어난 이 랑을 맞아들인 것이었다. 그런 것을 알 까닭이 없는 이랑은 바보 에게 시집온 것이 못 견딜 만큼 분했다. 그것 뿐이라면 좋았다. 신혼 한 달만에, 조정에서 조사가 진행되어, 비록 반정이 있기 전 에 벼슬 자리를 내놓았다고는 하나, 연산군의 사화에 가학자(加 虐者)로서 가담한 협의로 금부(禁府)의 군사들이 밀어닥친 것이 다. 윤 참판이 어명이라는 금부도사의 말을 듣고 마당에 내려가 꿇 어앉았을 때, 이랑은 눈 앞이 아찔해 지며, 살아 있는 기분도 아 니었다. 죄에 따라서는 삼족(三族)이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 그런 앞길이 떠오르니 눈앞이 아찔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윤참판이 이끌려가고 일가(一家)는 다행이 연금 상태에 놓였는데 시어머니 가 기지를 발휘하여, "너희들은 무슨 화를 만날지 모르니 친정에 좀 가 있거라." 하고 따돌렸다. 이랑이 바보 신랑과 함께 돌아가노라니 저쪽에서 구종 별배들 을 거느린 행차가 서문 쪽을 향해서 오고 있었다. 단 둘이 잠행 하다시피 하는 이랑이었는지라,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길 한 편으로 비켜섰는데 뜻밖에 말을 탄 사람이, "아니, 이랑 아가씨가 아니요!" 하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얼떨떨해하며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그는 머슴이었던 복쇠가 아닌가. 이것이 어쩐 일인가 싶어서 뒤 를 보니 가마를 타고 있는 것은 분명 언니인 일랑이었다. "아니, 이랑아!" 그녀는 소리치며 가마에서 내리더니 이랑의 손을 잡았다. 그녀 는 분하고 부끄러워서 숨조차 제대로 못 쉬는 이랑에게, "집에 갔다가 오는 길이다. 네가 서문 밖 윤 참판 댁에 시집갔 다고 해서 그리로 가는 길이란다." 하고 말하고 나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랑에게 설명해 주었다. "이 분은 글쎄 연산군에게 억울한 누명을 쓴 김 대감댁 자제분 이셨지 뭐니? 삼족(三族)이 몰살당하는 화에서 벗어나 다행히 도 망치셔서 숨어 다니신 분이다. 반정이 꾀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평안도 은신처에서 서울 주변으로 올라와 우리 집에 의 탁하셨던 거다." "반정이고 뭐고 내가 알게 뭐야. 어서 가요. 어서 가!" 이랑은 이성을 잃으며 미친 듯이 외쳐댔다. 나중에는 울음을 터뜨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자기의 가슴을 세차게 쥐어뜯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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