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가난이 유죄

eorks 2015. 5. 26. 00:15
韓國野史 이야기(諧謔해학)

가난이 유죄
    나라의 녹을 먹는 벼슬아치나 글 읽는 선비에게는 옛날부터 가 난이 흉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청렴하다고 하여 높이 칭송되어 왓다. 배포가 유하기로 이름난 백문선도 가난에 쪼들려 굴뚝에서 연 기가 나는 날이 드물었다. 하지만 그렇긴 해도 별로 불편한 줄 모르고 살았는데, 딸이 장성하여 혼기가 되니 여간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택일을 해 놓은 날이 다가올수록 백문선 내외는 그 일로 인해 다투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무것도 없어도 좋으니 얌전한 것만 믿고 딸을 데려가겠다는 신랑감이 나섰다. 백문선 내외는 반가운 중에도 걱정이 되었다. 아무리 없는 살 림이라도 혼인날 딸에게 헌 옷가지를 입혀서 보낼 수는 없는 일 이었다. 그런 중에도 낙천적인 백문선이, "에라 모르겠다. 가난뱅이인 줄 뻔히 알고 데려가는 것인데 무 슨 군말이 있을라구!" 하고 말하자, 아내는 혀를 차며 "어째 당신은 그렇게 맘이 편하슈? 그래 딸이 시집가는데 벌거 벗겨 보내겠단 말씀이에요?" 하면서, 등을 대고 돌아앉곤 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신부집 가세가 말이 아님을 알고 있는 신랑 집에서 사주단자를 보낼 때 신부의 혼수감까지 미리 보냈으므로 걱정은 덜었다. 그러나 또 한 가지 걱정이 남았다. 후행으로 따라 가야 할 백문선의 의복꼴이 남루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 조각 조각 기운 저고리는 두루막이를 걸치면 대강 감출 수 있다고 해 도, 아랫바지가 아무래도 걱정이었다. 너덜너덜 해어지고 때에 찌 들어 그 추레한 형용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두 내외는 마주 앉아 한숨만 지었다. 결혼날을 하루 앞둔 날, 두 내외가 그 일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문득 아내가, "옳지, 좋은 수가 있어요!" 하며 일어서서 부시럭거리면서 속고쟁이를 벗었다. 그리고는 백 문선 앞으로 밀어 주며, "당신 바지보다는 이게 낫겠어요. 이걸 입으시고 대님만 묶으 면 감쪽같을 거예요." 하고 말했다. 다음 날, 백문선은 아내의 속고쟁이를 입고 대님을 묶었다. 그 러고 나니, 별로 꼴은 안 나도 사돈의 눈을 속이기에는 문제 없 을 것 같았다. 일어나서 한 발자국을 내디디려니 밑이 좁아서 불 편하기는 했으나 그것을 탓할 경황이 없었다. 문을 나서는 백문선에게 아내가 "제발 술은 삼가시고, 두루마기는 절대로 벗지 마세요." 하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러나 천성이 유한 백문선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실밥 터지 는 소리가 났으나 성큼성큼 걸었다. 한데, 일은 사돈집 문지방을 넘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우드득` 소리가 나면서 아랫도리가 서늘해졌다. `까짓 것, 보이지만 않으면 되지,` 그는 두루마기를 꼭 여미며 태연히 사돈과 마주 앉았다. 사돈은 두루마기를 벗으라고 권했으나 그는 더욱 앞을 꼭꼭 여 미며, "예(禮)가 아닌 줄 아오만, 전 절대로 벗지 않는 버릇이 있어 서…… 허허허." 하고 얼버무렸다. 괴이한 버릇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한 사돈은 더 권하지 않고 술상을 봐 오라고 일렀다. 술상이 나왔는데, 새 사돈을 위해서 특별히 담갔다는 향내가 코를 찌르는 동동주를 내놓았다. 백문선은 어느 새 코가 벌름거 리고 침이 고였다. 그러나 아내의 당부도 있고 해서 조금만 먹으 리라고 마음 먹었으나, 목으로 동동주가 넘어가자 그의 결심은 한 순간에 흩어져, 한 잔 또 한 잔, 동이가 비는 줄 모르고 마시 게 되었다. 술상을 물린 그는 사돈의 부측을 받으며 문지방을 넘 었다. 또 한 번 `우드득` 소리가 들리더니 아랫도리가 다욱 썰렁해졌 다. 두루미기 조차 바람에 휘날려 밑으로 찬 바람이 들어왔으나, 취흥에 도도한 그는 그것도 몰랐다. 어느 때 어떻게 잠들었는지, 한밤중에 몹시 더워 잠이 깬 백 문선은 더듬더듬 대님을 풀고 바지를 벗어 발길로 밀쳐 버렸다. 그리고는 또 잠이 들었다. 높은 성에 올라 통쾌하게 웃으며 장안을 향해 소변을 보는 꿈 을 꾸다가 잠이 깬 백문선은 윗목으로 기어가 요강을 찾았으나 없었으므로 버럭 소리를 지르려다가 움찔하면서 입을 다물었다. `아차, 여긴 사돈댁이지!` 그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달빛도 없는 캄캄 칠야였다. 그 는 그 때까지도 아랫도리를 벗은 것조차 의식하지 못할 만큼 취 중이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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