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아내를 가진 질투심 많은 사나이가 장사 때문에 며칠
동안 집을 비우게 되었다.
그는 자기가 없는 동안에 아내가 혹시 부정한 행동을 하지 않
을까 염려하던 끝에 한가지 묘안을 생각해 냈다. 곧 아내의 은
근한 곳에 돼지 한 마리를 그려 놓은 것이다. 그리고는 안심하고
집을 떠났다.
그는 며칠 동안의 볼일을 다 끝마치고 돌아와 아내의 그 곳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돼지가 개로 둔갑해 있었다.
실은 샛서방이 돼지를 개로 오인하고 일을 치른 뒤에 그만 개
를 그려 놓은 것이었다.
남편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며 소리쳤다.
"내가 돼지를 그려 놓았는데 이건 멀쩡한 개가 아니냐? 이년!
나 없는 틈에 또 나쁜 짓을 했구나!"
그러나 아내는 그 소리를 마이 동풍 격으로 들어 넘겨 버렸다.
그리고는 한다는 소리가,
"여보!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죽은 그 삽살개의 넋이 돼지란
놈에게 덮인 게 아닐까요?"
그렇게 되자 어리석은 남편은,
"과연 그럴지도 모르겠군!"
하고 대꾸하면서 아내를 용서했다고 한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나 더 소개한다.
행실이 좋지 못한 아내를 거느린 사나이가 잠시 밖에 볼일이
있어 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아내의 방종을 염려한 나머지 아내의 그 곳 언덕에 드
러누워 있는 황소의 그림을 그려 놓았다.
잠시 후에 그는 볼일을 마치고 돌아와 아내의 그 곳을 조사해
보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누워 있던 소가 벌떡 서 있지 않는가?
실은 간부(姦夫)가 너무도 서두른 나머지 일을 치른 후에 서
있는 소를 그려 놓았던 것이다.
남편은 노발대발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누워 있는 소를 그려 놓았는데 이 소는 어째서 서 있지?
네가 또 나쁜 짓을 한 모양이로구나."
남편이 서슬이 퍼래져서 따지고 들자 아내는 코먹은 소리로 이
렇게 대답했다.
"그 언저리에 풀밭이 있으니까 소가 풀을 뜯어 먹으려고 일어
섰겠죠 뭐!"
그러자 어리석은 남편은 그럴 법도 하다면서 감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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