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곳에 친한 두 친구가 한 이웃에 나란히 살고
있었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고추들을 맞잡고 자란 사이였기에 아
무런 허물없이 상대방의 집을 찾아가곤 했다.
어느 날, 그 중 한사람이 상(喪)을 입게 되었다. 그리하여 집에
있던 중 별로 할 일이 없기에 누워서 빈둥거리고 있었는데, 문득
옆에 앉아 바느질하는 마누라를 바라보니 상복의 청조함이 그의
마음을 강하게 끌었다.
"여보, 이리 좀 오게."
"아이, 대낮에 갑자기 왜 이러세요. 바늘에 찔리리다."
마누라도 마음이 동해 바느질거리를 치우고 둘이 서로 엉키니
용이 구름을 일으켜 비가 되게 하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호사(好事)엔 반드시 마가 끼는 것인지 바로 그 때, 그
의 친구 되는 자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문을 밀고 들어서는 게
아닌가.
상을 입은 사람은 친구가 곧장 방으로 들어오면 난처하다고 생
각하여 마누라에게
"내가 나갔다가 곧 돌아올 테니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게."
하고 말했다.
그랬더니 미련한 마누라는 아랫도리를 벗은 채 그대로 드러누
운 채,
"빨리 보내고 돌아오세요."
하고 대답했다.
그런데 남편은 친구와 더불어 무슨 이야기가 그리 긴지 좀처럼
들어오지 않았다.
초조하게 남편이 들어올 것만을 기다리는 마누라는 코가 밝은
파리란 놈들이 잔치나 만났다는 듯이 습호(濕戶) 부근에 수없이
모여 습수(濕水)을 빨며 핥아 대는 바람에 몹시 괴로웠다.
마침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여보 파리 떼가 몰려와서 달라붙으니 어떡하면 좋겠소?"
하고 처분을 물었다.
친구 되는 자가 밖에서 한참 얘기를 하던 중 방에서 흘러 나오
는 그 소리를 듣더니 상을 입은 자에게,
"너 맛있는 음식을 먹다 나왔구나. 그럴 수가 있는가. 너와 나
사이에 음식을 가리다니. 들어가 함께 먹자꾸나 어서!"
하면서 방 안으로 잡아끌었다. 때문에 상 입은 친구는 다급하여
그를 막으며 말했다.
"아니 여보게, 그럴 리가 있나. 내가 이렇게 상중인데 무슨 맛
있는 음식을 했겠는가? 사실은 처가 상식을 준비를 했는데 파리
들이 모여들므로 내가 너무 늦게 들어갈까 걱정해서 그러는 것일
세, 오해는 말게."
"아 그러면 진작 말할 것이지. 별로 긴한 이야기도 아닌데 내
가 그만 시간을 끌었군. 어서 들어가 보게."
친구는 곧 돌아갔다.
상중인 사람이 이내 뛰어들어갔더니 과연 습호에 파리가 잔뜩
모여 있기에 그것을 손으로 쫓아 버리고 다시 시작하니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 그 또한 대단한 별미였다고 한다.
 ......^^백두대간^^........白頭大幹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