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성인(聖人)이라야 성인을 안다

eorks 2019. 3. 26. 00:36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은 유머였다.
[제1ㅡ37화]성인(聖人)이라야 성인을 안다.
한 선비가 장가를 가서 첫날밤을 지냈다. 아침에 신랑을 따라 온 선비 집 종들이 몰려와 신부에게 잘 주무셨느냐고 문안 인사 를 드렸다.

이 때 신부가 그 종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너희 도련님이 집에 첩을 몇 명이나 거느리고 있느냐?"

이 물음에 신랑집 종들은 당황해하면서,

"우리 도련님은 아직 나이 어리고 해서 첩이 없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신부는 화를 내면서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

"요것들아, 거짓말 마라, 너희 도련님이 첩을 두고 있지 않다 면, 어찌 밤에 잠자리를 하면서 그렇게도 능숙하고 다양하게 거 침없이 잘할 수가 있단 말이냐? 거짓말 말고 첩이 몇 명인지 바 른대로 일러라."

"옛? 새아씨! 소인들은 사실대로 라뢴 것이옵니다."

종들이 돌아가면서 서로 쳐다보며 웃었다. 이에 한 종이,

"거참, 희한한 일이로다. 허면 새아씨는 규중 처녀로서 우리 도련님과 첫날밤을 한 번 겪어 보고 어찌 신랑의 그 숙달된 잠자 리 기능을 그렇게도 잘 안단 말인가?"
라고 말하니, 이 말을 받아 다른 종들도 한마디씩 했다.

"혹시 `성인(聖人)이라야 성인을 잘 알아본다'는 속담이 맞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어."

"그렇지, 분명히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라야 제 맛을 잘 안다 고 했거든."

이렇게 주고받으며 종들은 크게 웃었다.<조선 후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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