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신부에게서 배운 인사법

eorks 2019. 9. 14. 00:41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
[제6ㅡ13화]신부에게서 배운 인사법
한 처녀가 결혼해 시집가서 보니 신랑이 어리석어서 손님이 와도 인사하는 법을 몰랐다. 그래서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사람이 인사하는 법을 모르면 사람 노릇을 못하니 안 됩니 다. 내가 가르쳐 줄 테니 배워서 그대로 하십시오."

이렇게 해서 아내가 처음 `편안하시지요?'로부터 시작하는 인사법을 차례로 끝까지 불러 주었다. 이에 남편이 몇 번 따라 하더니, 워낙 건망증이 심해서 다 외우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에 아내는,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하면서,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여 차 근차근 한 가지씩 외우라고 했다.

곧, 남편 음낭(陰囊]에 노끈을 매고 그 한쪽 끝을 창문을 통 해 밖으로 나오게 한 다음, 자세한 설명을 시작했다.

"처음에 손님이 들어오면 내가 밖에서 이 끈을 한 번 잡아당 길 테니, 그때 `편안하시지요' 하고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두 번째 잡아당기면 `앉으시오'하고 말하십시오. 그래서 손님이 앉으면 다음에는 세 번째 잡아당길 테니 `담배 피우시오'라고 말 하고, 그런 다음 네 번째 잡아당기면 `술 한잔 자지요'라고 하십 시오. 이어서 다섯 번째 잡아당기면 `술상 차려 오너라' 하고 말 하면, 내가 알아서 술상을 차려 내갈 테니 함께 마시고 놀면 됩 니다."

이렇게 설명해 주니 남편은 잘 알았다며 좋아했다.

그리고서 며칠 후 한 친구가 �O아왔다. 곧 아내가 끈을 잡아 당기니, 남편은 처음 `편안하시지요'부터 시작하여 `술상 차려 오너라'까지, 위 다섯 가지의 인사법을 순서대로 잘했다.

그러자 친구의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전에 모르던 인사법을 어떻게 깨쳤느냐고 물으며 칭찬했다. 이에 남편은 웃으면서, "아, 나라고 언제까지 인사법을 모르고 있어서야 되는가?"
라고 대답하며, 특별히 인사법을 배웠다고 하면서 뽐내었다.

이 때 아내가 술상을 차리면서, 손에 쥐고 있던 그 노끈의 끝 을 버려진 소 뼈다귀에 매두었다. 그래서 그만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마침 개가 와서 그 뼈가귀를 물고 계속 잡아당기자 남 편은 앞서의 인사법을 처음부터 다시 반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개가 그 뼈가귀를 물고 가려고 계속 놓지 않고 잡아당 기니, 이에 따라 남편 역시 그 끈이 당겨지는 것에 맞추어 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5단계 인사를 연속으로 되풀이했다.

이러자 그 친구는 하도 우스워서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살짝 나가 돌아가 버렸다. 그러나 남편은 친구가 돌아간 것도 모르고 개가 끈을 잡아당길 때마다 혼자서,

"편안사시지요? 앉으시오. 담배 피우시오....."
하는 인사말을 하루 종일 계속하고 있었다.<조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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