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아내 자랑하는 김추(金錘)

eorks 2019. 9. 25. 06:19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
[제6ㅡ24화]아내 자랑하는 김추(金錘)
시골에 사는 김추라는 사람은 아직 그렇게 늙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귀가 어두워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런데 그의 집에는 이전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아내 몰래 통정하던 여종이 하나 있었다.

김추는 귀가 어두워진 뒤에도 밤에 아내가 잠든 사이에 살그 머니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 그 여종의 방으로 가는 것이었다. 이에 여종은 주인의 귀먹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문 을 열고 들어오면 곧장 안방마님을 크게 소리쳐 불렀다. 그러나 김추는 귀가 먹어서 여종이 안방마님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 고 억지로 여종의 옷을 벗기는 등 자신의 일에만 열을 올리는데, 그사이 잠자던 부인은 여종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 달려왔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부인은 여종과 실랑이를 하고 있는 남편 을 막 때리면서 안방으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니 김추 는 귀가 먹은 이후로 한 번도 여종과 재미를 보지 못하고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김추는 자신이 귀먹은 사실을 까맣게 잊고,

`그 참 희한하네, 분명히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나왔는데, 내가 여종의 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귀신같이 알고 잠을 깨어 나 온단 말이야.....,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네.'
라고 생각하면서, 부인의 감지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에 김추는 이와 같이 예민한 부인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어느 날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부인 자랑을 늘어 놓았다.

"이보게들, 들어 봐! 내 아내는 매우 영리하단 말이야. 밤중 에 분명히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내가 살그머니 빠져나와 여 종의 방으로 가는데, 글쎄 내 아내는 어떻게 그렇게도 번번이 잘 알고는 귀신같이 잠을 깨어 달려오는지 알 수가 없어. 정말로 내 아내는 천재야, 천재!"

얘기를 듣고 있던 친구들은 여종이 소리친다는 사실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릎을 치며 웃었다.<조선 중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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