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형유산

세계무형유산 /크로아티아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124)

eorks 2019. 10. 5. 00:18

세계무형유산 /크로아티아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Procession Za Krizen (‘following the cross’) on the island of Hvar]

요약 : 로아티아 남부에 있는 흐바르(Hvar)의 달마티아 섬 내의 6개 마을에서는 기독교의 축일인 부활절 전주의 성목요일(또는 세족(洗足) 목요일, Maundy Thursday)에 미사를 드린 후, 무리를 이루어 원을 그리며 다른 마을들로 행렬을 시작한다. 이 행렬이 다시 자기 마을로 돌아오는 거리는 25km에 이르며 8시간이 걸린다.

이 지역사회에서 주관하는 ‘자 크리젠(Za Krizen, ‘십자가를 따라서’) 행렬’에 참가하는 각 무리는 맨발이나 양말만 신은 상태로 십자가를 지고 쉼 없이 걷는 사람이 선두에 나서서 무리를 이끈다. 본래 천주교 수사(修士) 중에서 뽑혔던 ‘십자가를 짊어진 이’는 오늘날에는 등록한 사람들 중에서 결정하는데, 길게는 20년 전에 등록해야 선정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종교적 헌신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선망의 대상이고 존경을 받는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이를 선두로 하여, 촛대(candelabra)를 든 친구 2명과 초와 등불을 든 사람들, 행렬의 요소요소에서 ‘동정녀 마리아의 애가(Lamentation of the Virgin Mary)’를 부르는 5명의 성가대, 크로아티아 국내외에서 찾아온 다양한 연령층의 신도가 수도사의 튜닉을 입고 뒤따른다.

행렬은 다른 5개 마을의 성직자들로부터 축복을 받고 다시 자기 마을로 돌아오는데 십자가를 지는 사람은 자기 마을의 성직자에게 축복을 받기 위해 마지막 100m를 전력을 다해 달린다. 자 크리젠 행렬은 흐바르의 종교적·문화적 정체성에서 꼭 필요한 일부이며, 오랜 역사를 가진 흐바르 섬 내의 여러 지역사회를 연결해 줄 뿐만 아니라 세계 가톨릭 공동체와도 이어 주는 의미를 갖는다.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국가 : 크로아티아(Croatia)
    등재연도 : 2009년
    지역 정보 : 행렬은 흐바르의 달마티아 섬 중부의 한 가운데에 있는 지역에서 거행된다. 이 행렬은 옛 도시의 묘지 둘레에서 이 섬에서 가장 광활하고 비옥한 토지 덕분에 발달한 옐사(Jelsa)·피트베(Pitve)·브리스니크(Vrisnik)·스비르체(Svirče)·브르반(Vrbanj)·브르보스카(Vrboska)의 6개 마을을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은 가장 잘 보존된 지중해 연안지역의 고대 토지대장 때문에 200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본문 : ‘십자가를 따라서’ 행렬은 흐바르 섬에서 거행되는 다양한 부활절 관련 행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으며, 흐바르 섬 주민들의 종교·문화·사회 정체성에 가장 깊은 흔적을 남긴 표식이다. 행렬에서는 음악적·시적 내용과 함께 크로아티아 전통 음악 연행에서 느낄 수 있는 고유함으로 특별한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동정녀 마리아의 애가’ 합창이 중요하다.

    대중성, 행렬, 예수의 수난이라는 세 가지가 이 행렬의 주된 특징이다. 행렬을 주도하는 것은 교회가 아니며, 신도들 즉 사제단, 그리고 중세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종교적 의미 이외에도 자선과 경제·사회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지역사회가 행사를 진행한다. ‘십자가를 따라서’는 세족 목요일 밤부터 성 금요일 새벽 사이에 흐바르 섬의 6개 마을(옐사·피트베·브리스니크·스비르체·브르반·브르보스카)을 통과하는 행렬이다. 세족 목요일 저녁 미사를 마친 후, 6개 행렬이 ‘십자가를 짊어진 이’를 선두로 하여 똑같은 시각에 각자의 교구 교회를 출발하고, 이웃 마을에 도착하면 시계방향으로 움직여 예수의 무덤으로 장식한 교회를 방문한다. 행렬은 성 금요일 새벽녘에 원을 닫음으로써, 다시 말해 25km를 8시간 동안 걷고 기도하며 각자의 교구 교회로 되돌아옴으로써 마치게 된다. 이 행렬은 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는 행사로, 크로아티아의 기독교 신자들이 예수의 고통과 수난, 성모마리아의 슬픔에 대해 애정 어린 연민을 표현하고 있다.

    자 크리젠 행렬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1658년, 이 지역을 방문한 밀라니아(Milania) 주교가 언급한 것으로, 흐바르 주교의 총대리가 이전에 금지해 온 행렬을 허용해 달라고 하는 신도들의 청원서에 관한 내용에서 살펴볼 수 있다.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6개 마을이 참여했던 당시의 행렬을 ‘옐사(Jelsa)의 오랜 관습’이라고 표현했던 것으로 보아, 훨씬 이전에 나타난 행사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자 크리젠 행사의 대중적 성격은 조직과 진행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옐사는 사제단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마을로, 그 일원만이 ‘십자가를 짊어진 이’가 될 수 있다. 나머지 다른 마을의 경우 사제단이 더 이상 활동하지 않으므로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동안 행렬이 주민들이 연합하고 이어 주는 연결 고리가 된다. 행렬을 선두에서 이끄는 중심인물은 검은색 베일을 덮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이다. 과거에는 십자가를 지는 사람을 선출했지만 오늘날에는 미리 등록해야 하는데, 길게는 20년 전부터 등록해야 선정될 수 있다. 오랜 역사 동안 많은 크로아티아의 가정이 십자가를 지는 역할에 참여해왔다.

    ‘십자가를 짊어진 이’가 행렬에 참여하는 이유는 기도 또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또 예수가 겪은 수난에 대한 경건함을 표현하는 것으로, 개인과 가족이 이 역할을 꼭 하고 싶어서 열광하기 때문이다. 십자가를 운반한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 ‘십자가를 짊어진 이’의 집은 1년 내내 십자가를 세워 표시하고, 세족의 목요일에는 등을 밝힌다. ‘십자가를 짊어진 이’는 맨발이나 양말만 신은 채 걸어야 하고 절대로 앉아서 쉴 수 없으므로, 교회를 방문했을 때에도 서 있거나 무릎을 꿇고 있어야 한다. ‘십자가를 짊어진 이’는 행렬에서 그를 뒤따르는 사람들을(남자만 가능) 단독으로 초대하고 역할을 나누어준다. 그의 곁에는 평상복을 입은 그의 지인들이 서고 나머지는 사제단의 튜닉을 입는다. 가장 가까운 친구 2명이 2개의 촛대를 들고 뒤를 따르는 큰 영광을 누리며, 그 다음으로는 6명~12명의 커다란 초(toraca)를 든 사람들, 그리고 8명 이상(30명 까지)의 등(feral)을 든 사람들이 차례로 뒤를 따른다. ‘십자가를 짊어진 이’는 뒤를 따르는 칸타두리(kantaduri), 즉 ‘동정녀 마리아의 애가’를 부를 2명의 메인 가수와 3명의 코러스로 구성된 5명의 중창단을 선택한다. 그 뒤를 수많은 교구 신자들, 흐바르 섬에서 건너온 사람들, 최근에는 크로아티아와 해외에서 방문한 상당수의 순례자들이 뒤따른다.

    교구의 주임 사제는 행렬이 마을을 지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다섯 마을에서 찾아온 행렬을 차례로 맞이한다. 여섯 마을의 행렬 무리는 원을 그리며 이동하기 때문에 행렬이 진행되는 밤에는 서로 만나지 못하는데, 행렬이 마주치는 일을 이 지역 주민들은 큰 불행의 전조라고 여긴다. 금요일 이른 시각에 행렬이 각지 자기 교구 교회로 돌아간다. 특히 옐사 마을에서는 많은 신자와 사제들이 마을의 주 광장에서 행렬을 맞이하며, 축제 분위기 속에서 환영 행사를 펼친다. ‘십자가를 짊어진 이’는 마지막 100m를 전력으로 달려 그를 축복해줄 신부에게 간다. 부활 주일 다음날 월요일(Easter Monday)에 ‘십자가를 짊어진 이’는 ‘주님의 연회’라고 부르는 성대한 축하연을 열고 해당 교회력 기준으로 1년 동안 모든 행렬을 선두에서 인도한다.

    행렬의 핵심 행사는 미리 선정된 칸타두리(kantaduri, 가수), 미리 정해둔 스타치예(stacije, 교회나 예배당, 심지어는 야외와 같은 장소를 뜻한다)에서 뮤지컬의 대화 형식으로 ‘동정녀 마리아의 애가’를 부르는 대목이다. 2명의 가수가 완벽하게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독특한 목소리를 만들어 낸다. 가수들은 똑같은 선율을 노래하지만 그 역할은 나누어진다. 한 사람이 멜로디를 리드하는 가운데 멜로디와 시적 구성을 만들고, 역동적으로 조율을 하고 노래와 극적인 정지 상태 사이의 균형을 만들어 나가는 한편, 나머지 다른 가수는 그의 리드를 그대로 따른다. ‘동정녀 마리아의 애가’와 같은 복잡한 곡을 노래하기 위해서는, 아주 훌륭한 청력, 집중력, 중간 음역대의 바리톤의 듣기 좋고 강한 목소리 등 상당한 정신적·신체적 기질이 필요하다. 그래서 목소리의 특성을 기준으로 가수들을 선정하는데, 음색과 목소리의 역동적인 기질 또한 이중창 가수를 선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가수들은 연로한 ‘칸타두리’의 후손이다.

    ‘동정녀 마리아의 애가’는 멜로디가 역동적으로 진행되면서 곡의 중간 부분까지 아름답게 음정이 높아지다가 천천히 음이 내려와 본래의 음정으로 되돌아오는 일련의 시퀀스(sequence)로 이루어진 합창곡이다. 시간을 정하지 않은 음의 시퀀스, 특징적인 꾸밈음, 1음절 내에 여러 번 사용하는 멜리스마(melisma, 1음절에 여러 음표가 주어지는 장식적인 성악 양식)는 이 곡의 독특하고 주된 특징이다. ‘동정녀 마리아의 애가’의 가사는 8음절 시로, 15세기부터 내려오는 예수의 수난에 관한 가사이다. ‘애가’의 주제는 4개의 복음서 내용을 토대로 예수의 수난을 강조하는 것으로, 중세 저술가들이 남긴 예수의 수난에 관한 설교나 수상록에서 영감을 받았다. ‘동정녀 마리아의 애가’ 이외에도 신도나 순례자들은 십자가를 지는 사람을 따르는 동안 다른 여러 성가를 부르거나 기도를 암송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흐바르 섬의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 [Procession Za Krizen (‘following the cross’) on the island of Hvar]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영/불어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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