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끝

eorks 2019. 10. 6. 00:06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은 유머였다
제1화 ~ 46화
    
       우리들은 옛날 조선 시대 선비들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아마도 우리들의 머리속에는 선비들이란 그 성품이 무미건조하고 
    학문밖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른바 꽁생원으로 입력되어 있을 것
    이다.
       선비들의 인상이 이렇게 알려져 있는 것도 사실 무리가 아니다. 
    그것은 박지원의 소설「허생」속에서 양반 선비들에 대하여, 시중 
    의 쌀값을 물어봐도 안 되며 또한 손에 돈을 만져서도 안 된다고 했
    고, 이희승 박사의 수필 「딸깍발이」에서는 바싹 마른 얼굴에 눈빛
    만이 초롱초롱하고 입을 굳게 다문 채, 지나 마르나 나막신을 끌고 
    딸깍딸깍 소리를 내며 꼿꼿이 걷고 있는 고집불통의 근엄한 모습으
    로 묘사되어 있음을 보아, 그렇게 이해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 이것은 선비들의 겉모습을 표현한 것이고, 그들의 내면 
    생활을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가 않았다. 우리네 보통 사람들과 같
    이 따뜻한 인정도 있고 부드러운 눈물도 있으며, 모여 앉아 농담을 주
    고 받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줄도 알았다. 더구나 그들은 해학으
    로 우리 신체의 은밀한 부분이나 부부의 잠자리에 관한 얘기도 서슴
    치 않고 주고받으며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제2부 화류춘몽, 그 웃음과 눈물
제1화 ~ 30화
    
      기록으로 전해지는 조선 왕조 500년의 이야기로는 기생 관련 이야
    기가 가장 많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기생은 신분이 노비와 같은 
    천인(賤人)이지만, 그러나 그 활동 무대가 가장 존귀한 신분의 사람
    들과 어울린다는 점에서 특이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기생 관련 이야기는 조선 왕조가 건립된 초기부터 다양하게 많이
    기술되었다. 조선이 건국하여 유학(儒學)을 국가 기반으로 삼았기
    때문에 학자들이 우대받으면서 많이 배출되었고, 그래서 학식 있고
    다양한 교양을 갖춘 이른바 선비들이라고 하는 부류가 기생들과 어
    울리면서 그에 따른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조선 초기의 기생 관련 이야기는 해학적인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오늘날 우리들이 흔히 기생 관련 해학 소설로 꼽는 「배비장
    전」이나「이춘풍전」「오유란전」같은 고소설의 소재가 되고 있
    는 것들, 이를테면 기생의 교묘한 수단으로 재물을 빼앗는 소재, 기
    생에의 꾀임에 빠져 근엄한 선비들이 체통을 잃고 부끄러움을 당하
    는 소재, 기생에게 신체의 일부를 잘라 주는 소재 등이 모두 조선 초
    기 이야기에 등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조선 중기로 오면 
    기생과의 사랑에 빠져 선비들이 순정을 바치는 이야기가 많은 양을
    차지하고, 후기로 오면 기생들의 자아의식이 강하게 반영된 이야기
    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제3부 기발한 처치, 웃음이 절로 나오고
제1화 ~ 32화
    
      조선 시대 역대 문헌에는 재판을 하거나 어떤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
    을 때, 보통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로 문제
    를 해결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 전한다. 이들 이야기 속에는 더러 심오
    하고 진지한 해법이 나타나 있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해학적인 방법
    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 계열 이야기는 우리의 옛날 해학 설화의 고상한 형태라 할 수 있
    는데, 이와 유사한 익살스러운 방법으로 문제의 본질을 얼버무려 버
    리거나 남을 비꼬는 풍자 설화, 그리고 남녀의 애정과 관련하여 기이
    한 수단으로 상대방을 속이는 등의 이야기가 함께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학 설화에는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상식에서 벗어나거나 도덕적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방법이 동원되기도 하는데, 이들 이야기는 액
    면 그대로는 사회 풍습을 해칠 수 있는 음란한 이야기로 느껴진다. 하
    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이들 이야기 속의 소재를 고찰해 보면 사
    회 일각이나 가려진 뒷면에서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는, 보통 사람들
    이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그들의 심리 속에 보편적으로 인식되
    어 있는 것들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른 이
    야기를 읽으면서 흥미를 느끼고 교훈을 얻기도 하면서 재미있어했다.
    

제4부 서민들, 유머는 그들의 낙이었다
제1화 ~ 46화
    
      조선 왕조 500년 동안 서민들은 매우 고달팠다. 당시 서민들이란 주
    로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뜻하는데, 이 서민들에게 있어서
    유일한 오락 수단은 밤에 모여 앉아 해학으로 마음껏 웃어 보는 것이
    전부 였다고 할 수 있다.
      농민들이 밤에 모여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 것도 때가 있었다. 곧 모
    심기를 마치고 벼가 자라는 한여름, 저녁밥을 먹은 다음에는 정자나
    무 밑이나 냇가 언덕에 나가 모여 앉게 된다. 그리고 가을걷이를 하고
    난 다음부터 해동하기 전까지의 겨울철, 새끼를 꼬거나 짚신을 삼기
    위해 큰 사랑방에 모였다.
      이렇게 모이면 으례 이야기 잘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그리고 그
    들의 이야기 내용은 모두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해학이었다. 사실 이
    서민들의 해학이야말로 고상한 선비들의 이야기보다는 솔직하고 노
    골적이어서 참맛을 느낄 수가 있었다. 도덕적으로 숨기는 신체 부위를
    거침없이 표현하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주저하는 남녀간 잠자리 얘
    기도 여과 없이 털어놓았다. 그리고 시골 말씨에서 오는 여러 가지 오
    해와 착각을 교묘하게 역어서 약간은 어리석은 듯한 행동을 해 폭소를
    터뜨리게하는 내용들도 많았다. 
    
제5부 끓어오르는 열정, 억제치 못하고
제1화 ~ 38화
    
      사람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로는 단연코 남녀 관계 이야
    기가 으뜸을 차지한다. 기록에 의하면, 조정 대신들이 모였을 때 서로
    들 눈치를 살피고 말조심을 하면서 침목을 지키기 때문에, 이 냉랭한
    분위기를 타개하는 한 방편으로 남녀 잠자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여 서
    로 웃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고 한다. 이는 민감한 정치적인 얘기
    나 남의 감정을 살 만한 내용을 피하고, 오로지 웃어넘길 수 있는 이야
    기로는 이 계열의 얘기가 가장 으뜸이라는 뜻이 된다.
      옛날에, 윗사람이 좋아하면 아랫사람은 그보다 몇 배 더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조정 대신들과 지식인인 선비들이 이런 이야기를 즐기고
    또 기록하여 전파하니, 일반 사회로 확산되었을 것은 명약관화한 사
    실이다.
      조선 시대에는 도덕적 규범을 강조하면서 남녀의 접근을 너무나 엄격
    하게 규제했다. 그 결과 남녀 관계가 지나치게 신비화되어 그 부작용이
    나타났다. 인간의 생리적인 욕망 중 으뜸인 성에 대한 욕망이 너무 억
    압 당하면서, 발산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런 욕구
    와 성행위에 따른 환희의 감정이 얽히면서, 이 문제가 제기되기만 하
    면 자연 발생적으로 웃음이 수반되었으니, 남녀 관계가 해학 설화의 으
    뜸 소재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나
제1화 ~ 34화
    
      사람들에게 웃음을 유발시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방
    법 중에서 독자나 청중으로 하여금 상대적 우월 심리를 갖도록 하여
    은연중에 긍지감을 촉진시켜 웃음이 저절로 흘러나오게 하는 방법이
    있다. 이 장에서는 조선 왕조 500년 동안 기록으로 전하는 이 계열의
    설화를 가려 뽑아 제시해 보기로 한다.
      이야기를 읽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우월감을 갖게 하
    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약간 모자라는 어리석은 인물을 등잔시킨다.
    지능이 낮지 않으면서도 외곬으로 생각하여 융통성 없는 행동을 하다
    가 자기 모순에 빠지는 얘기가 있는가 하면, 또는 어느 한 분야에는 전
    혀 손방이어서 실수를 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도 있다. 이 경
    우 특히 백성을 다스리는 관장의 위치에 있으면서 이런 행동을 할 때,
    관장을 두려워하던 일반 서민의 보상 심리가 적용하여 더욱더 큰 해학
    적 효과를 얻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어리석은 행동을 나타낸 해학 설화에도 한 가지 유심히 살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마음속으로는 확 트인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
    고 학문도 깊은 사람이 일부러 약간 모자라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옛날에는 실제로 자신을 숨
    기기 위해 고의로 그런 행동을 하고 다닌 사람도 적지 않았던 것이다.
    
    이상으로 김현룡 선생님이 지은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1부에서~ 6부까지 총 266화 이야기 끝을 맺습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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