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잘라서 간수한 말꼬리

eorks 2019. 10. 3. 00:05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
[제6ㅡ32화]잘라서 간수한 말꼬리
조선 영조(英祖) 임금 때 사람인 구집(具集)은 약간 실성한 사 람처럼 정신이 좀 르릿했다. 그런데 그 아들 구정환(具鼎煥)은 병사(兵使) 자리에 올라 있으면서 부친을 극진히 받들어 섬겼기 때문에, 부친은 아들의 효성에 감동되어 그 아들의 말이라면 무 엇이든지 잘 듣고 따르려 했다.

하루는 구 병사가 일이 생겨 멀리 지방으로 출장을 가게 되 어, 그가 평소 타고 다니면서 아끼던 말을 집에 두고 떠나며 부 친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이 말은 소자(小子)가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말입니다. 그리 고 이 말의 꼬리는 특히 아름답고 좋아서 도둑들이 노리고 있습 니다. 혹시 소자가 없는 동안에 도둑이 들어와 이 꼬리를 잘라 갈지 모릅니다. 집을 비우지 마시고 잘 지켜 주십시오."
하고, 단단히 부탁드린 다음에 떠났다.

아들의 말을 들은 부친은 염려 말라고 하면서 잘 다녀오라고 했다.

구 병사가 며칠 만에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말꼬리가 걱정되 어 맨 먼저 마구간으로 가서 살펴보니, 걱정했던 대로 말꼬리가 잘리고 없었다.

놀라서 황급히 부친에게 물으니, 부친은 느긋하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응, 걱정 마라. 혹시 도둑이 들어와 그 꼬리를 잘라 갈까 염 려되어, 내가 미리 잘라서 잘 간수해 두었느니라."

이러고는 방안에서 잘라 놓은 말꼬리를 들고 니왔다. 친구들 이 이 얘기를 듣고 모두 한바탕 웃었다.<조선 후기>


......^^백두대간^^........白頭大幹

'조선왕조 때 유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색한 고비(高蜚)의 행동  (0) 2019.10.05
미녀 첩을 얻은 장님  (0) 2019.10.04
부친의 명대답  (0) 2019.10.02
장부(丈夫)와 수화(手話)한 사신  (0) 2019.10.01
고치`라는 사람 찾기  (0) 2019.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