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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비늘이 식도에 걸려서 문제가 생긴 것이오 ③

eorks 2019. 10. 9. 00:11
野談 ♡ 野史 ♡ 說話

고기비늘이 식도에 걸려서 문제가 생긴 것이오 ③
    『보성의 명의 김동의와 수군통제사 보성설화 / 설화』 통제사 일행이 김 의원 집 앞에 도착해 보니 어찌 된 일인 지 대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대문을 두드리며 불러도 대 답 조차 없었다. 사실은 통제사 일행이 도착하기 전에 김 의원이 하인들에 게 오늘 통제사 일행이 올 것이니 절대 문을 열어주지 말 라고 신신당부하였던 것이다. 석 달 열흘을 기다려 약을 타러 온 것이기에 완력을 쓸 수 도 없는 일이라 부관이 나서서 큰 소리로 외쳤다. “의원께서 오늘 통제사 어른의 약을 주신다기에 여수에서 예까지 왔는데 어찌 문을 안 열어주는 것이오!” 그런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급기야 부하들이 대문을 박 살이라도 낼 기세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대문이 열리 더니 문지기가 나왔다. “아니, 날씨도 더워 죽겠는데 문도 안 열어주고 이 무슨 무례한 짓이오!” 부관이 호통을 치는데도 문지기가 못 들어오게 하자 문 앞 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난리법석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저 안에서 의원이 가만히 앉아서 부채를 착착 부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못한 통제사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말에서 내리더니 옷을 벗어 제치고는 문지기를 다짜고짜 패버렸다. 그리고 는 대문을 부수다시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의원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연하게 통제사를 안내하였다. “장군 오시었소? 이리 와 앉으시오.” 들어갈 때는 다 때려 부술 요량이더니 통제사가 김 의원을 보고는 아무런 말도 없이 앉았다. 한참을 통제사를 바라보 던 김 의원이 물었다. “어찌 많이 더우신가요??” ‘덥기만 해. 이 자식아! 사람 죽겠구만!’ 속으로는 울화가 치밀었지만 통제사는 어찌된 일인지 나 긋나긋하게 말하였다. “정말 더워 죽겠소이다. 빨리 처방이나 해주시오.” 통제사의 독촉에는 답도 없이 김 의원이 문지기를 시켜 물 을 갖고 오게 하였다. 그러자 문지기가 기다렸다는 듯이 물동이를 가져왔다. “장군, 날씨도 더운데 물 좀 마시지요.” “아니, 무슨 물을 동이로 마시란 말이오?” “장군이 물 한 그릇 가지고 되겠습니까? 그래도 말로 마셔 야 갈증이 풀리지.” 아닌 게 아니라 날씨도 덥고 속도 타고 그랬는지 바가지로 물을 마시는데 한정이 없었다. 급기야 동이 채 물을 바닥을 냈다. 장군이 물동이를 비우자 의원이 말하였다. “이제 가보시지요.” 여수에서 예까지 뙤약볕에 200리 길을 달려왔는데 물 한 동이 주고는 가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런데 희한하게 도 아까와는 달리 속이 무단이 편하였다. 그러자 김 의원이 다시 통제사에게 가라고 일렀다. “아니, 약을 줘야지 갈 것 아니오.” 아까와는 달리 통제사의 말투는 상당히 부드러졌다. “아이 그냥 가란 말이오.” 통제사와는 달리 김 의원의 말투가 반대로 강해졌다. “아니, 이보시오. 어찌 약도 안 주고 그냥 가라 하시오?” 통제사가 하도 사정을 하니까 그때서야 의원이 자세히 설 명을 해주었다. “그것이 아니라 장군은 내직에 있다 보니 회 같은 것을 먹 어본 적이 없을 것이오. 그런데 여수에 오니까 부하들이 회를 대접했을 것이오. 그런데 고기비늘이 식도에 걸려서 문제가 생긴 것이오. 거기에는 아무리 무슨 약을 해도 소 용이 없습니다. 아까 물로 딱 씻어버렸으니 인자 가면 아 무렇지도 않을 것이오.” 결국 오뉴월 땡볕에 땀을 흘리게 하고 문지기로 인해 울화 가 치밀게 한 후 물 한 동이를 들이키게 하고서야 통제사의 식도에 걸린 고기비늘이 빠져나갔던 것이다. 이 일로 인해 김동의는 그 명성이 더욱 자자하게 되었다. 허석 / 한국설화연구소 소장 (※ 이 이야기는 순천대학교 총장을 지낸 故 최덕원 선생님 께서 채록한 설화에서 기본 뼈대를 취하였음을 밝힙니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