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전원주택 처음과 끝(16)

eorks 2022. 12. 25. 02:08
풍수지리(風水地理)

전원주택 처음과 끝(16)
어떤 집을 지을지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목조주택, 황토집, 스틸하우스, 통나무집 등이 모두 각각의 특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목조주택의 경우 외관이 아름다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는 점, 관리하기도 편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유리면과 석면이 들어 있는 석고보드와 OSB합판의 본드 냄새 등 단점도 너무 많았다.

결국 우리 부부는 천연소재를 주로 사용하여 건강에 좋은 통나무집이나 황토집 같은 기능성 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 설계도 우리 살림에 필요한 면적만큼만 했다. 쓸모 없는 공간을 최소화하여 난방면적도 줄였다.
시공은 업체에 맡기려 했지만 공신력 있는 업체는 건축비가 너무 비쌌다. 그래 서 지인들의 도움으로 직접 짓기로 했는데, 자재의 종류와 등급, 공사 범위 등을 정하고 벽난로와 데크, 붙박이가구의 설치 여부까지 결정하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기초는 매립지였기 때문에 튼튼한 줄기초로 하기로 했다. 철근과 레미콘을 예약하고 중장비를 불러 기초선을 팠다. 그 후 철근을 깔고 거푸집을 설치한 뒤 콘크리트 타설 준비를 했다. 그런데 진입도로가 좁고 경사가 급해 레미콘 트럭이 많은 양을 싣고 들어오지 못해 펌프카를 대동하고 콘크리트 타설을 해야 했다. 타설전 반드시 내 터에 포클레인과 레미콘트럭, 펌프카 같은 대형 중장비가 들어올 수 있는지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는 걸 새삼 알았다.

타설 후 7일쯤 양생하고 폼을 제거하고 나자 집터가 그럴듯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힘으로만 하기에는 벅찬 일이었지만, 몇몇 분이 휴일에도 달려와주셔서 쉽게 폼을 제거하고 정리까지 끝낼 수 있었다.다음 작업은 흙 되메우기. 전기 인입 설비를 하고 지신(地神)에게 인사를 드리는 객토제(客土際)를 올렸다. 기둥과 보의 목구조 방식으로 황토집을 지으려니 나무가 많이 필요했다. 낙엽송과 소나무를 자른 지 석 달째 되어가는 시점에 잔가지를 치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집터로 옮겨왔다. 박피작업에 들어가서 하루에 10개 정도씩 깎았다.

지인을 통해 목수를 섭외하여 치목(治木)에 들어갔다. 치목에 필요한 체인톱과 샌드그라인더, 대패, 끌, 망치, 먹줄, 컴프레서 등을 구입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후, 약 한 달간 치목을 했는데 뙤약볕 아래에서 나무를 다듬고 무거운 기둥을 들어올리며 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최소한의 인건비만 받고 일해준 사람들 덕분에 통황토집을 지을 수 있었다.

부재로 사용한 나무는 대부분 국내산 육송이지만, 둘레가 한 아름은 되는 굵은 대들보는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했다. 국내산 소나무는 가격이 너무 높아 선택한 대안이었다. 모든 기둥은 원목 그대로 들여온 나무를 마당에 쌓고, 하나하나 직접 껍질을 벗겨 다듬었다. 엄청난 나무더미에 넓은 마당이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을 정도였다.

드디어 상량을 하고 서까래를 얹었다. 개판(蓋板)을 깔고 지붕에 흙을 올리고 난 다음 숯과 소금을 뿌리고 합판을 다시 쳤는데, 혹시 생길지 모르는 벌레와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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