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전원주택 처음과 끝(17)

eorks 2022. 12. 26. 01:12
풍수지리(風水地理)

전원주택 처음과 끝(17)
크레인으로 올린 황토를 고르게 펴서 깔았다.위험한 일이지만, 장비의 힘에 기대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서까래 위에 흙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얇은 나무판을 깔고 그 위에 다시 흙을 덮었다. 서까래 위에 흙을 깔 때는 약간 질척한 황토로 12cm 정도 되게 발라주고, 천장 쪽에서 다시 곱게 도배하듯이 발라 마무리한다. 이렇게 지붕 위에 흙을 올리는 일은 단열과 관계가 깊으므로 신경 써야 한다. 대부분 흙을 올린 위에 다시 기와를 올리든가 이엉을 올린다.

한편 지붕을 얹을 때는 수평 맞추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초가지붕의 경우 이엉을 엮을 때부터 크기를 맞추어야 지붕 끝선이 수평을 이루고 물매가 좋다. 지붕을 덮을 때는 지붕 끝 추녀에 맞추어 한 바퀴 돌려 덮고 새끼줄로 촘촘히 묶어놓은 뒤 계속하여 층이 지게 덮어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용새를 올려놓은 후 새끼줄로 지붕 전체를 엮어주면 초가지붕이 마무리된다. 최근에는 아스팔트 싱글로 지붕을 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흙을 지붕에 올리고 난 후 지붕마감재로 치목 때 쓰고 남은 죽데기를 절단하여 너와로 지붕을 마감했다.

자갈과 돌을 채우고 황토를 넣은 다음 방습·방충·건강을 위해 숯과 소금을 넣었다. 참고로 숯은 산청에서 1가마니에 1만원, 소금은 30kg에 1만원 주고 샀는데, 숯 15가마니와 소금 10포대가 들었다.
바닥에 황토를 발라 방바닥을 만들 때는 가운 데에 숯이나 쑥을 넣은 후 황토를 바르면 건강에 좋다. 또 수맥파를 차단하기 위한 동판을 깐 후 그 위에 황토를 덮어도 좋다.
한편 방바닥을 바를 때는 보리풀이나 볏짚, 솜등을 섞은 황토를 반드시 발효 숙성시킨 후 발라주어야 한다. 그래야 단단하고 갈라지지 않는다. 또 찰수수풀에 쑥 이나 소나무 등의 가루를 함께 섞어 삭힌 후 사용해야 곰팡이가 없고 향도 좋고 오래간다.

벽체작업을 위해 가져온 황토에 돌, 나무뿌리 등이 많아 체에 쳐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안 쳐질 뿐 아니라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흙벽을 쌓기 전에 문틀, 창틀, 천장마감재, 서 까래 등을 준비한 후에 벽을 쌓기 시작했다. 이 때 황토를 반죽한 흙을 사용해서 쌓아올라가야 하는데, 문틀과 창틀 위치를 설계도나 건축주의 임의로 선정해놓은 다음 벽체를 쌓으면 된다. 벽을 쌓아올리면서 외부 인테리어도 함께 쌓아올려 마감시 잔손이 가지 않게 하는 것이 포인트.

벽은 통나무 자른 것과 황토를 이용하여 만들었다. 벽 단면을 가로질러 통나무 토막을 놓고 황토벽을 만든 것이다. 황토벽에 나무토막을 박아넣는 식이다. 이때 통나무는 전나무나 소나무, 잣나무를 사용한다. 사용하는 통나무는 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 경우 건조되었을 때 껍질이 몸통에서 분리되어 따로 놀기 때문이다. 또 제대로 건조되지 않은 통나무를 사용하면 벽을 만들고 난 후 건조되면서 통나무의 부피가 작아져 벽에 틈이 생길 수 있다.

작업은 힘들었지만, 통나무와 황토를 같이 사용하여 아름다운 벽면의 질감을 살릴 수 있어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였다. 이 방법으로 10평 정도 의 주택을 지을 경우 황토가 15톤 트럭으로 한 대 분량, 통나무 800~900개가 들어 간다.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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