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산에서는 책을 버려라(시중의 풍수책)(3)

eorks 2023. 1. 7. 16:48
풍수지리(風水地理)

산에서는 책을 버려라(시중의 풍수책)(3)
그러나 이 책들은 위서도 많을 뿐더러 개략적인 개념만 적혀 있어 이해가 곤란하고, 또 어떤 부분은 너무 상세하여 우리의 자연 산천에 적용이 잘 안된다. 독학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풍수 대가의 지도를 받아야 뜻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두 번째 다른 부류는 한국인이 쓴 풍수 이론서들이다. 대개가 중국 풍수서로부터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고 나름대로의 주장을 곁들인 책이다. 도선(道詵)의 『도선비결(道詵秘訣)』은 실제로 산천을 돌아보고 각 지방의 풍수적 길흉을 기술한 책이며, 이중환(李重煥)의 『택리지(擇里志)』는 전쟁과 탐관오리를 피해 살 만한 땅을 추천하고 있다. 『한국의 풍수사상』은 중국과 한국에 전해지는 제반 풍수지리 서적을 전적으로 문헌에만 의존하여 정리한 책이고, 『정통 풍수의 이론과 방법』은 『청오경』과 『장경』의 원리를 재해석하고 자연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의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세 번째 부류는 현재까지 전해오는 명당을 글이나 그림으로 소개하는 책들과 보통 ꡐ답사기ꡑ나 ꡐ문중풍수ꡑ라는 제목을 단 책들이다. 이 책들은 대개가 명당으로 소문이 난 묘나 집터를 찾아 그곳의 산천 경개를 풍수적으로 해석했는데, 주로 물형론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조상을 모실 길한 터를 스스로 잡을 수 있도록 안내하거나 또 옛 묘가 풍수지리학에 맞게 잘 모셔졌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책을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 제한된 여러 상황에서 난해한 중국의 이론서를 혼자서 깨우친다는 것도 학식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한국의 풍수 대가라는 사람 중에는 역술인이나 무슨 무슨 도사라고 하는 사람이 유독이 많다. 이론이나 논리보다는 역술의 신비성으로 사람을 단숨에 제압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길지를 잡고, 옛 묘의 길흉화복을 감결하고, 제 때에 맞춰 장사지내는 풍수의 제반 지식을 혼자서 습득하려면 입산 수도 백 년을 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도사를 자칭하는 어느 풍수가는 오대산 정상 부근에 움막을 짓고 치성으로 기도를 드린 결과 땅 속을 유리관 들여다보듯 훤히 바라보는 신안이 열렸다고 한다. 또 경상도의 어느ꡐ동네 지관ꡑ은 동네의 장사일을 거들다 보니 자연히 지관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고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우다가 아예 스승으로 삼아 풍수술법을 배웠다고 한다. 모두가 전통을 중시하는 풍수와는 거리가 먼 배움의 길이다.

술법이나 술수가 아닌 정통 풍수를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습득하는 방법은 위서가 아닌 자료를 충분히 접해야 하고, 이 자료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전통을 이어받은 선지자의 지도를 받으면서 현장을 많이 답사하는 것이다.

땀을 흘리지 않고 어떤 대가가 주어지기를 바란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신안이 열렸다며 세상을 현혹하고 돌아다니면 분명히 그를 믿고 따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를 믿고 따르는 사람의 인생 역시 자기 것처럼 귀하고 값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풍수는 추종자를 필요로 하는 미신이 아니다. 누구나 배우고 익히면 같은 수준의 지식과 실력을 갖추게 되는 자연과학이다. 따라서 풍수원리에 공감하고 그것을 현장에 적용하는 학인만을 필요로 할 뿐이다.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