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한반도 물길, 대운하보다 'ㄴ'자형 방조제 바람직(1)

eorks 2023. 3. 28. 13:00

풍수지리(風水地理)

한반도 물길, 대운하보다 'ㄴ'자형 방조제 바람직(1)
뱃길 700리, 물길 1300리 낙동강의 발원지는 황지(潢池)다. 한민족을 뜻하는 백(白)자가 들어간 지명은 신성한 곳이다. 황지는 천황(天潢) 연못이란 뜻으로, 백두산(白頭山) 천지(天池)와 한라산의 백록담(白鹿潭)을 잇는 한반도의 든든한 허리 태백산(太白山)의 배꼽을 의미한다. 배꼽의 단전(丹田)에서는 생명정기가 분출한다. 그래서 낙동강은 생명의 발원지로 우리의 정신이 면면히 흐르는 강이다.

예로부터 낙동강 상류 지방은 십승지(十勝地; 풍수지리상 재난을 피할 수 있는 복된 터)로 알려졌다. 풍수가 격암(格庵) 남사고 선생은 낙동강에 절을 넙죽했다. ‘정감록(鄭鑑錄)’은 ‘사람의 씨앗은 양백(衿白; 태백산과 소백산)에서 구하라’고 예언했다. 양반들은 앞 다투어 양백의 십승지에 터를 잡았다.

황지와 양백의 물줄기가 최초로 합류되는 춘양면 10리 아래부터 학문의 명당이라는 문패를 단 문명산(文明山 894m)이 자리한다. 문명산은 전형적인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 산세다. 이곳에서부터 크게 S자 형상으로 용틀임한 낙동강은 결국에 영남학파의 산실인 도산서원을 발복시켜 무수한 유림의 인재들을 조선 조정에 넘치게 했다.

문명산 남서쪽 용두산(龍頭山) 앞의 아담한 야산은 낙동강 용의 여의주에 해당하는 ‘반룡농주형(盤龍弄珠形)’이며, 바로 퇴계(退溪) 이황 생가의 주산(主山)이다. 유림 정신의 산실로 물꼬를 튼 낙동강은 150리 더 아랫녘을 휘돌아 감아, 수룡(水龍)의 기세가 첫 용틀임해 터를 형성하니, 600여년 이상 국반(國班) 발복의 대물림을 이어온 안동 하회(河回) 마을이다.

낙동강 수룡의 기운이 넘치는 안동에 발복지(發福地)를 잡으려는 선비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고려말 미관말직에 불과한 류난옥이 문중의 발복지를 잡아달라고 풍수사에게 매달렸다. 하지만 당시 하회마을에는 이미 허씨와 안씨들이 거주하고 있었기에 뒤늦게 터를 잡기란 어림없었다. 난감한 풍수사는 3대가 적선을 해야지만 발복된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류난옥은 의심 없이 그 말에 따랐다. 길가에 초막(觀稼亭)을 짓고서 적선했다.

풍수사가 용해서였을까, 류씨의 정성에 하늘이 감응해서였을까, 비로소 3대째에서야 낙동강의 한 곳에 거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류씨는 허씨와 안씨를 제치고 발복을 터뜨리니 그가 바로 영의정으로 등극한 서애(西厓) 류성룡이다.

양백의 발복은 아래로 흘러내려갔다. 경상북도 구미에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쓴 금오산 기운과 낙동강의 기운이 화합하는 절묘한 지역에 고 박정희 대통령 생가가 자리 잡고 있다.

낙동강의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 낙동강의 현대적 의미는 무엇일까. 낙동강의 쓰임새를 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고대 수로의 기능을 대운하로 복원하자는 주장과 생태계를 보호하자는 주장이 살벌할 정도로 팽팽하다. 과연 누가 옳을까.

나그네는 환경 전문가도 아니요, 그렇다고 국토개발 공무원도 아니다. 단지, 우리의 산하(山河)도 인간과 같은 생명체로서 우리와 공동운명체라는 풍수지리적 시각에서 낙동강을 바라보았다. 나그네는 낙동강을 낀 도로를 따라 을숙도에서 대구, 안동까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갔다. 한눈에 봐도, 낙동강은 중병을 앓고 있었다. 갈수기에 말라있는 강물은 이제 식수로도 쓰지 못할 정도로 누렇게 떠 있었다. 이러니 우리의 정신도 그와 같이 메말라 썩어 갈 수밖에…. 그래서 비무장지대처럼 무작정 보존만 하자는 개발 반대 의견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

1999년 100여개국이 모인 ‘물 부족 대책 국제회의’에서는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20세기 국가분쟁 원인이 ‘석유’라면, 21세기에는 ‘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물이 이제 더 이상 무한한 천연재가 아니라 석유와 같은 유한 자원으로 ‘물 전쟁시대’나 ‘물 거래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 이집트와 같은 ‘물부족 국가군’으로 분류되었다. 식수 문제가 최우선이다.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