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노들섬

eorks 2023. 3. 30. 13:09

풍수지리(風水地理)

노들섬
“신은 자연 만물을 창조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유명한 도시학자 카우프의 말이다. 세계의 관광객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도시’를 보면 사람들의 세심한 손길이 닿아 있음을 알게 된다. 전통적 모습에 현대의 세련미를 조화시킨 도시 가꾸기는 물론 가정집 베란다의 화분 설치에 이르기까지 그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이의 진한 숨결이 배어 있다. 세계화와 지방화를 함께 추구하는 21세기 ‘글로컬리즘(glocalism)’ 시대에는 더욱 요구된다. 국가 간 경쟁은 지역 간 경쟁으로, 지역 간 경쟁은 도시 간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다.

수도 서울을 보자. 외관상 서울은 세계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다. 젖줄인 한강이 있고 서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남산과 삼각산·관악산 등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풍수지리학에서 말하는 명당의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었다. 게다가 조선조 한양 정도 600년, 아니 풍납·몽촌토성이 보여주듯 백제 하남위례성의 2000년 역사성은 세계인을 불러들일 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1000만 인구의 대도시로 성장한 서울은 고유한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지 오래다. 프랑스 파리는 에펠탑, 미국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 호주 시드니는 오페라 하우스, 중국 베이징은 톈안먼(天安門) 광장,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신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거대 예수상 등에 도시의 고유한 브랜드를 담아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의 한복판 노들섬에 2014년까지 심포니홀과 오페라 극장, 다양한 공원 및 카페를 만들어 낭만이 넘치는 ‘한강 예술섬’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멋진 랜드마크로 자리하면 한강 르네상스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물론 한강수변 개발 마스터플랜과의 조화, 시민 접근성, 홍수 관리 방안, 맹꽁이 서식지 조성 등 과제도 적잖다.

‘노량진 근처의 나루터’를 뜻하는 노들섬엔 예로부터 버드나무가 울창했다. 봄날, 버들피리를 불며 임을 그리는 정을 담고 자연을 노래했듯 노들섬이 거대 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화려하게 태어나길 바란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과 이웃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