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대기업 빌딩 속에 숨어있는 풍수(2)

eorks 2023. 6. 21. 05:13

풍수지리(風水地理)

대기업 빌딩 속에 숨어있는 풍수(2)
을지로의 SK사옥은 지하 6층 지상 33층으로 2004년 완공됐다. 이 사옥은 27층부터 33층까지 가 건물 정면으로 15도 기울게 만들었다. 마치 건물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당초 설계에는 위층으로 갈수록 폭이 줄어드는 피라미드형이었지만 경영진들이 설계사 측에 ‘서울의 랜드마크(상징 건물)가 될뿐더러 고객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아달라’고 당부하면서 설계가 변경됐다. 설계사는 홍콩의 RAD사였다.

회사 측은 “폴더형 이동전화 외형을 표현한 것”이며 “건물 외부 유리 패널의 각도를 서로 달리해 역동적인 IT산업의 이미지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SK 건물은 남산의 기운을 막기 위해 고려한 디자인”으로 해석한다.

“사옥 터가 남산 기운이 워낙 세게 작용해 주변을 어지럽히고 분란을 일으키는 자리여서 이 기를 막아야 건물 주변이 평온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건물 위쪽을 기울게 해 남산의 기(氣)를 차단하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정작 고(故) 최종현 SK회장은 풍수지리를 믿지 않은 당찬 분이었다”며 “보좌진들이 수 차례 서울 광장동의 워커힐 호텔(방갈로)의 거처가 ‘풍수지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옮길 것을 제안했지만 이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최 회장은 “대기업 총수가 땅 기운에 눌려서야 어떻게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겠느냐”며 이들을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최 전 교수는 “최 회장이 살았던 집은 절벽을 끼고 들어오는 강물을 맞받는 곳으로 기가 셌다”고 말했다. 항간에는 그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을 풍수지리와 연관시키지만 이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집안이 단명한 집안인데 최 회장은 장수한 셈이라고 했다.

최근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한화그룹 사옥은 1987년 을지로 재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태평양 건설이 시공한 사옥은 지하 4층 지상 29층으로 완공된지 20년 됐다. 그 해 건물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디자인이 두각을 나타냈다. 한화 사옥은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기막힌 터로 알려졌다. 남산을 뒤로 두고 청계천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남산 줄기가 명동성당을 거쳐 한화 사옥까지 내려와 지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명당으로 흠잡을 데 없다는 것이다.

▲ 서울 을지로의 한화 사옥. 배산임수의 명당 자리로 치지만 기를 추가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전각 비문 그런데 이 건물 왼편에는 ‘붕비용약(鵬飛龍躍)’이라는 전각 비문이 설치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풍수지리와 연관시킨다. 풍수지리 전문가 K씨는 “비문(碑文)을 ‘비보(裨補·모자라는 것을 도와 채움)’로 해석하며 나쁜 방향을 막기 위해 비석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 측은 “ ‘새가 멀리 날고 용이 승천한다’는 의미로 ‘창창하고 먼 길을 내다본다’는 의미”라며 풍수지리 연계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비문은 유명한 한학자이자 금석학자였던 고(故) 임창순씨의 자문을 거쳐 제작한 것으로 ‘물(水)과 용(龍), 김승연 회장의 승(升·새승)’자를 결합해 약진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때인 1990년 청와대 관저 신축공사에도 조언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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