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걸어오노라니 바람은 차도 등에서는 땀이 흐른다. 땀을 식히려고 삿갓을 벗어 들고 그윽이 바라보았다. 40 성상을 풍우를 같이 해 온 삿갓은 낡을 대로 낡아 내버려도 주어갈이 없겠지만 그에게 는 자신의 대명사가 되어 있는 삿갓이 무한히 정답게 느껴져서 즉석에 서 詠笠(dudflq) 이라는 시를 한 수 읊었다.
가벼울손 나의 삿갓 빈 배와 같구나 한번 쓰고 사십 평생 같이 살아왔도다. 목동이 들에서 소를 몰 때 가볍게 걸치고 늙은 어부 갈매기를 벗 삼아 쓰던 것인데 浮浮我笠等虛舟(부부아립등허주) 一着平生四十秋(일착평생사십추) 牧竪輕裝隨野犢(목수경장수야독) 魚翁本色伴白鷗(어옹본색반백구)
술 취하면 벗어서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다락에서 달구경도 함께 하네 속물들은 의관을 장식물로 여겨 오나 나만은 비바람도 네 덕에 걱정 없네. 醉來脫掛看花樹(취래탈괘간화수) 興到携登翫月樓(흥도휴등완월루) 俗子衣冠皆外飾(속자의관개외식) 滿天風雨獨無愁(만천풍우독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