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나룻배와 행인/韓龍雲

eorks 2005. 8. 12. 08:40




    나룻배와 행인/韓龍雲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읍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한용운:(1879~1944)충남 홍성 출신
    님의침묵,흑풍,불교유신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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