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전설 94

正祖의 독백

불교전설 서울,경기편수원·용주사                             正祖의 독백   「백성들에게는 효를 강조하는 왕으로서 내 아버님께는 효도 한 번 못하다니….」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는 부친 장헌세자(사도세자)의 비참한 죽 음이 늘 가슴 아팠다. 왕세손이었던 정조 나이 11세 때, 할아버지 영조는 불호령을 내 렸다. 『어서 뒤주 속에 넣지 않고 무얼 주저하느냐?』 어린 왕세손은 울며 아버지의 용서를 빌었으나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 영조는 뒤주에 못을 박고 큰 돌을 얹게 한 후 손수 붓을 들어 세 자를 폐하고 서인으로 만들어 죽음을 내린다는 교서를 발표했다.그로부터 8일 후,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28세의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어릴 때 목격한 당시의 모습이 뇌리에 떠오를 때 마다 정..

불교전설 2012.04.10

나옹 스님의 孝心

불교전설 서울,경기편이천·영월암                           나옹 스님의 孝心 지금으로부터 6백여 년 전, 고려의 유명한 스님 나옹화상(1320∼ 1376)은 춘설이 어지럽게 흩날리는 길을 시자도 없이 혼자 걷고 있었다. 지금의 양주땅 회암사에서 설법을 마치고 이천 영월암이 있는 설봉산 기슭을 오르는 스님의 발길은 찌뿌듯한 날씨처럼 무 겁기만 했다. 이때였다. 어디선가 가까이서 울리는 요령소리가 스님의 귓전을 울렸다. 『허, 또 누가 이생을 하직한 게로군.』 자신의 출가 당시 화두였던 사람이 오고가는 생사의 도리를 되 뇌이면서 막 산모퉁이를 돌아서려던 나옹 스님은 초라한 장의 행렬과 마주쳤다.상여는 물론 상주도 없이 눌ㄱ수그레한 영감이 요령을 흔들며 상엿소리를 구슬피 메기고, 그 뒤엔 ..

불교전설 2012.04.09

나루터의 구렁이

불교전설 서울,경기편여주·신륵사                           나루터의 구렁이 초여름 새벽, 한 젊은이가길떠날 차비를 하고 나섰다.『어머님, 다녀 오겠읍니다. 그동안 건강에 유의하십시요.』『내 걱정 말고 조심해서 다녀오너라. 그리고 꿈자리가 뒤숭숭하니 여자를 조심해라.』 『네, 명심해서 다녀오겠읍니다.』 봇짐을 고쳐 멘 젊은이는 늙은 어머님을 혼자 두고 떠나는 것이 마 음에 걸리는지 어머님 계신 방문을 되돌아보며 사립문을 나섰다. 젊은이는 어머님 꿈이야기가 왠지 불길했다. 해가 떠오르자 날씨가 더웠다. 젊은이는 강가로 내려가 저고리를 벗고 얼굴을 씻었다.기분이 상쾌하면서 시장기가 들었다. 젊은이는 물가에 앉아 주먹밥 을 먹었다. 길 떠날 준비와 혼자 계신 어머님을 위해 집안 일을 살피 느..

불교전설 2012.04.08

소몰이 노인과 무학대사

불교전설 서울,경기편서울·往十里                    소몰이 노인과 무학대사 조선 건국초. 송도 수창궁에서 등극한 이성계는 조정 대신들과 천도를 결정하고 무학대사에게 도읍지를 찾아달라고 청했다. 무학대사는 옛부터 신령스런 산으로 알려진 계룡산으로 내려가 산세와 지세를 살폈으나 아무래도 도읍지로는 적당치 않았다. 발길을 북으로 옮겨 한양에 도착한 스님은 봉은사에서 하룻밤을 쉬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뚝섬 나루에서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니 넓은 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방으로 지세를 자세히 살핀 스님은 그곳이 바로 새 도읍지라 고 생각했다. 『음, 땅이 넓고 강이 흐르니 과연 새 왕조가 뜻을 펼 만한 길상 지로 구나.』 무학대사는 흐믓한 마음으로 잠시 쉬고 있었다. 이때였다.『이놈의 소는 미련..

불교전설 2012.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