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3부 기발한 처지, 웃음이 절로 나오고 |
(제3-5화)기이한 판결을 한 한양 부윤(漢陽府尹) |
조선이 건국하여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한성 부윤으로 임명
된 선비가 있었는데, 판단력이 뛰어나 소송 사건을 잘 해결한다
는 소문이 크게 났다. 그래서 한 스님이 부윤을 시험해 골탕을
먹이리라 마음먹고 단단히 벼르면서 찿아갔다.
스님은 부윤에게 인사를 올린 다음에 이렇게 물었다.
"소승은 한강의 서강(西江)에서 배를 타고 건너오는데, 강 가
운데에 이르러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불어서 소승의 갓이 그 회
오리바람에 날려 멀리 떠내려가 버렸습니다. 부윤 어른께서는
이 소승의 갓을 찿아 돌려주셔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엉뚱한 호소를 하는 것이었다. 부윤이 이 말을 듣고는
자기를 놀리러 온 줄을 눈치채고, 침착하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
를 했다.
"스님, 한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고 있지 않습니까? 그
래서 바다로 내려가는 배의 사공 부인들은 집에 단을 모으고 매
일 남편의 배가 잘 내려가게 해달라고 동풍을 빕니다. 그리고 한
편 바다에서 올라오는 배의 사공 부인들은 반대로 역시 단을 모
으고 남편의 배가 잘 올라올 수 있도록 매일 서풍을 빌고 있습니
다. 그래서 이 양쪽 사공 부인들의 소원 발원 때문에, 바람을 맡
고 있는 신령이 각기 동서에서 온 힘을 다해 불어서 강 가운데에
는 항상 바람이 맞부딪치면서 회오리바람이 일고 있지요. 스님,
여인들의 원한이 사무치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
지 않습니까? 워낙 부인들의 정성이 매서워 심한 회오리바람이
될 때가 있어서 종종 지나는 배도 전복을 시킨답니다. 만약 스님
께서 이 양쪽 사공 부인들을 모두 불러오면 내가 그 부인들을 추
궁하여 스님의 갓을 찿아와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떻습니
까? 이 부인들을 지금 당장 불러오시겠습니까?"
부윤의 말을 들은 스님은 탄복하며 절을 하고는 달아나 버리
더라.<조선 초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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