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3부 기발한 처지, 웃음이 절로 나오고 |
성종 임금 때, 한 관원이 상처를 하고 재혼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문벌 가문의 처녀를 소개받아 혼례식을 올렸다. 이 관원
은 아내와 오랫동안 살았으므로, 이미 여체의 신비에 대하여 알
만큼 알고 있어서 잠자리에 매우 능란했다.
첫날밤, 신부의 옷을 벗기고 처음이라 아품을 느끼지 않게 하
려고 애쓰면서 신중하게 접근하여 조금씩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자기의 연장이 쉽게 미끄러지듯
신부의 몸속으로 쑥 빨려들어가 깊이 박히는 것을 느꼈다. 그래
서 실망한 관원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신부가 숫처녀라면 아직까지 그 입구가 막혀 있는 황무지일
텐데 왜 이렇게 쉽게 들어간단 말인가? 이는 아무래도 숫처녀가
아님이 분명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불쾌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튼날
관원은 신부에게 말했다.
"내가 경험이 풍부하여 잠자리에 관해서는 매우 잘 아는데,
신부는 나를 속일 수가 없다. 분명히 처녀 때 어떤 남자와 접촉
을 가진 실행(失行)한 여자이니, 나는 그런 여자와는 함께 살 뜻
이 없다. 다시 돌아보지 않을 테니 다른 곳으로 시집가서 살도록
하라."
이렇게 나무라고 관원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이 말을 들은 신부는 청천벽력을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
다. 그리고 결코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은 사실이 없는데, 이러
한 모욕을 당하니 원통하고 분해 견딜 수가 없어서 부모에게 이
야기하여 관청에 고발했다.
고발을 접수한 관장이 심문을 해보니, 두 사람의 주장이 팽팽
히 맞서 도저히 진실을 밝힐 길이 없었다. 그래서 성종 임금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고 해결을 요청하게 되었다.
보고를 받은 성종 임금은 신부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나이 많
은 여자 의원을 들라 하여 이렇게 명령했다.
"듣거라, 신부의 옥문을 벌려 자세히 조사해 보고, 그리고 그
모습도 그림으로 세밀하게 그려 올리도록 하라."
명령을 받은 여자 의원은 신부의 옥문을 세밀하게 관찰한 다
음에 그림으로 그려 와 임금께 올리면서 아뢰었다.
"전하, 자세히 조사해 보니 금사(金絲: 처녀막)가 끊어진 지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고, 계안(鷄眼; 음핵)이 아직도 선명하게
맑사옵니다. 그러하오니 신부는 관원과 혼인하기 전까지는 처녀
였던 것이 분명하옵나이다."
보고를 받은 성종이 그림을 자세히 조사해 보니, 역시 여자
의원의 이야기가 틀림없는 것같아 느껴졌다. 곧 임금은 신부와
관원을 앞에 불러 앉히고 판결을 내렸다.
"신랑 관원은 듣거라. 아마도 네가 나이가 들어 신부를 능숙
하게 흥분을 시켜서 몸속의 액체가 심하게 분비되어 쉽게 미끄
러져 들어간 것 같다. 그리고 또 네가 당시 술에 취해 잘못 느낀
것도 있었을 게다. 신부는 의원의 진찰과 과인의 그림 관찰로 혼
인 전까지는 처녀였던 것이 분명하니 의심하지 말고 다시 시험
해 보되, 능숙하게 애무하지 말고 바로 접근해 시험토록 하라."
이렇게 판결하자, 신랑이 그날 밤 임금이 지시한 대로 시험해
보니 신부는 분명히 아직 황무지임이 확실했다.
그래서 신랑은 신부를 맞아 행복하게 사니, 신부 집안에서는
임금이 가문의 명예를 회복해 주었다면서 좋아했고, 주위 사람
들은 성종 임금이 명판결을 내렸다고 칭송하면서도 한바탕 크게
웃더라.<조선 초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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