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천만리 머나먼 길에 - 왕방연 -

eorks 2008. 1. 4. 09:25

천만리 머나먼 길에
                                                - 왕 방 연 -
    천만 리 머나먼 길에 고흔 님 여희압고. 내 마암 둘 대 업셔 냇가의 안쟈시니. 져 물도 내 안 갓하여 우러 밤길 녜놋다. [현대어 풀이] ◎천만 리나 되는 멀고 먼 길에서 고운 임(단종)과 이별하고 ◎내 마음을 둘 곳이 없어서 냇가에 앉았습니다. ◎저 냇물도 내 마음과 같아서 울면서 밤길을 흘러 가는구나! [창작 배경] 세조가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후, 사육신의 단종 복위가 드러나자, 그 책임을 단종에게 전가시켜 어린 단종을 폐위 시켜 영월로 유배시켰다. 폐위된 단종이 유배될 때에 작자 는 의금부도사로 호송을 담당하였다. 이것은 그 어린 임금 을 홀로 두고 오는 슬프고 울적한 심정을 읊은 작품이다. [이해와 감상] 어린 임금을 배소(유배지)에 혼자 남겨두고 돌아오는 길에, 그 의롭지 못한 처사가 가슴 아파 시냇가에 혼자 앉았는데, 흐르는 물소리가 그 상황을 아는 듯 못내 슬프게 우는 것처 럼 들려온다. 애달픔과 그리움을 함께 담은 '연군의 단장곡 (斷腸曲)'으로, 사실적인 심정이 비유를 통해 안타까운 현실 을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새겨볼 만한 부분은, 중장의 '내 마음 둘 듸 업 서'와 '저 물도 내 안 갓도다'에서 포착되는 작자의 마음의 갈등이다. 의금부도사로서 폐위된 단종을 유배지로 압송하 는 중대한 직책을 완수하였으므로 그로서는 자기의 사명을 다한 셈이 되지만, 마음은 더욱 괴롭고 심한 갈등을 느낀다. 그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그의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군신유의(君臣有義)'의 유교사상에서 오는 도덕관과 정의감 때문이다. 즉 불의에 희생된 어린 임금에 대한 동정 내지 충 성심의 발로인 것이다. '고은 님'은 '어린 단종'을 가리키며, '물'은 작자의 감정이 이입된 객관적 상관물이다. 밤에 냇물이 졸졸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것과 작자가 슬픈 마음을 달래면서 밤길을 가는 것을 아주 잘 어울리게 조화시켜,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이다. *천만 리→한양과 강원도 영월의 정서적 거리감의 표현. 멀고도 멀다는 뜻으로 쓰인 말. *고은 님→'예쁜 님'이라는 뜻이며, 충정이 어린 표현이다. *여희옵고→이별하옵고 *내 안→ 마음 *예놋다→가는구나.'녀다→녜다→예다'의 변천과정을 거침. '~놋다'는 감탄형 종결어미. [정리] □ 성격 : 평시조, 단시조, 연군가 □ 주제 : 고운 임(단종)과의 안타까운 이별 임금에 대한 연민과 사모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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