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절로 절로 ~ - 김 인 후 -
청산도 절로절로, 노수도 절로절로,
산 절로 수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함이라.
[현대어 풀이]
◎푸른 산도 자연이요, 푸른 물도 자연 그것이로다.
◎산도 자연이요 물도 자연인데, 그 산수 사이에 살고
있는 나도 자연 그것이로다.
◎이러한 자연 속에서 자연대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자연대로 하리라.
[이해와 감상]
자연 속에서 자연대로 살고 늙는, 모든 것을 대자연에 내맡긴
옛 풍류객의 생활 태도는 엄숙하면서도 집착이라는 것이 없어
서 더욱 좋게만 보인다. 마음에 집착이 없으니 절로 매인 데가
없고, 매인 데가 없으니 따라서 모든 것이 허허(虛虛)요, 자재
(自在)롭기만 하다. 이쯤 되면 사람도 부처가 될 수 있고, 신의
경지에도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시조는 모두 44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0자가 절로절로'
라는 단어가 되풀이됨으로써 그 어감도 좋거니와 리듬도 잘
살리고 있다. 우리말 'ㄹ' 소리의 음악성이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말장난을 부릿 듯하지만 운율을 음미
하면서 잘 보면 오히려 엄숙미가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동가요>에서는 송시열의 작품이라고 전해지나, 확실하지
는 않다. <하서집>에 '자연가'라고 해서 다음과 같은 한시가
실려있기도 하다.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山自然水自然 山水間我亦自然
[정리]
□ 성격 : 평시조, 단시조, 자연가
□ 표현 : 동일 어구(절로) 및 동일 음운(-ㄹ-)의 반복에
의한 운율
□ 주제 : 자연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늙어가고자 함.
(주객일체의 경지)
......^^백두대간^^........白頭大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