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춘산에 눈 녹인 바람 - 우 탁 -

eorks 2008. 1. 12. 00:02

춘산에 눈 녹인 바람
                                                - 우    탁 -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듯 불고 간 듸 업다. 져근 덧 비러다가 마리 우리 불리고져. 귀 밋태 해 묵은 서리랄 녹여 볼가 하노라. [현대어 풀이] ◎봄산에 쌓인 눈을 녹인 바람이, 잠시 불고나서 간 데 없구나. ◎잠깐 동안 빌려다가 내 머리 위에 불게 하고 싶구나. ◎귀 밑의 해묵은 서리를 녹여 볼까 하노라. [이해와 감상] 봄산에 쌓인 잔설을 녹인 따뜻한 봄바람을 빌려와서, 자신의 귀밑에 허옇게 세어 버린 머리카락을 다시 검게 하고 싶다는 표현이 참으로 신선한 이미지를 준다. 봄빛이 새록새록 돋아 나는 산에 남아 있는 몇 점의 흰 눈들을 보고는 , 자신의 검은 머리 아래로 바래어져 가는 흰 머리카락을 연상했다는 점에서 시적 감각이 돋보이기도 한다. 종장의 '해묵은 서리'는 작자 자신의 '하얀 백발'을 뜻하며, 그 하얀 빛을 녹여 볼까 한다는 것은 개성있는 문학적 표현이다. 백발이 눈과 서리로 비유되고, 늙음을 극복하려는 서정적 자 아의 의지가 봄바람으로 비유되어 표현의 묘를 살리고 있다. 또한 종장의 '녹여 볼가 하노라'에서는 늙음을 한탄하는 안타 까움보다는 인생에 대한 여유와 관조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늙음'과 함께 인생무상을 한탄하는 시조들이 많지만, 이 시 조는 여유있는 마음으로 남은 인생을 밝게 살아보려는 의욕 적인 내용으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작가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 시조는 늙음을 한탄한 탄로의 시이나, 탄로의 한탄 속에서 도 인생을 달관한 여유가 한결 돋보인다. *춘산(春山) : 봄 동산. '청춘'을 뜻함 *건듯 : 문득. 잠깐 *간듸 : 간 곳 *져근 덧 : 잠깐. 잠시 동안 *마리 : 머리 *불니고져 : 불게 하고 싶구나 *밋  : 밑에 *묵은 : 오래 된. 여러 해 묵은 *서리 : '백발(白髮)'을 비유 [정리] ▶ 성격 : 평시조, 탄로가 ▶ 표현 : 도치법, 은유법 ▶ 주제 : 늙어가는 백발에 대한 안타까움과 인생에 대한 관조적 자세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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