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강에 밤이 드니 - 월산대군 -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빗만 싯고 뷘 배 저어 오노매라.
[현대어 풀이]
◎가을철 강물에 밤이 깊어가면서 물결이 차구나
◎낚싯대를 드리우니 물고기가 물지도 않는구나
◎(고기는 못잡았어도) 사심(邪心)없는 달빛만을 빈배에
가득 싣고 돌아오노라.
[창작 배경]
월산대군은 세조의 장손이지만 숙부인 예종이 왕위에 오르자
스스로 강호에 묻혀 글을 쓰고 풍류를 즐겨 수준 높은 문장을
많이 남았다. 정치와 물욕을 버리고 자연의 생활을 즐기면서
읊은 시조이다.
[이해와 감상]
초장은 가을 달밤 강의 모습을 서경적으로 묘사하면서 배경을
제시한다. 중장에서는 그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낚시를 즐기는
유유자적한 한가로움이 나타난다. 그리고 종장에서는 고기 대
신 달빛만 빈 배에 싣고 돌아오는 자연인의 넉넉한 서정을 표현
했다. 낚시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어
도 가을 경관에 도취되어 여유있게 자연을 즐기는 화자의 모습
이 연상된다. '빈 배'는 화자의 욕심없는 심정을 대변하는 자연
물에 해당한다.
[정리]
□ 성격 : 평시조, 강호한정가, 전원가
□ 표현 : 유사한 통사구조(-니, -매라)와 각운의 반복에
의한 운율 형성
□ 주제 : 가을 달밤의 풍류와 정취
□ 화자의 태도 :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연인의 태도, 무위(無爲 : 일부러
일을 만들지 않음)의 자세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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