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 우거진 골에 - 임 제 -
청초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엇난다.
홍안을 아디 두고 백골만 무쳣난이
잔 자바 권하리 업스니 그를 슬퍼 하노라.
[현대어 풀이]
◎푸른 풀이 우거진 골짜기에 자고 있느냐, 누워 있느냐 ?
◎젊고 아름다운 얼굴은 어디에 두고, 창백한 백골만 묻혀
있는 것이냐 ?
◎술잔을 잡아 권할 사람이 없으니 그것을 슬퍼하노라.
[창작 배경]
작자는 당대의 대문장가로서 명산(名山)을 두루 찾는 풍류인
이었다. 그가 평안도 평사(評事, 정6품의 무관)로 부임해 가는
길에, 이미 세상을 떠난 황진이의 무덤을 찾아가서 읊은 노래
이다. 황진이가 살아 있을 때 서로 교분이 있던 작자가 풀섶에
덮힌 황진이의 무덤을 보고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지은
시조로, 후에 이 사실이 말썽이 되어 양반으로서의 체통을 지
키지 못하였다고 해서 파면되었다고 한다.
[이해와 감상]
'청초'와 '홍안', '백골' 등은 색채적인 대조를 이루어 시어
배열의 묘를 살렸고, '자난다 누어난다'와 '무쳣난이'는 이미
죽은 황진이의 무덤을 향해 허탈하게 묻는 말로 작자의 애절
한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평소에 함께 시주(詩酒)를 나누
며 연분을 나누었던 명기 황진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정리]
□ 성격 : 평시조, 애도가, 연정가
□ 표현 : 대조적(색채) 심상 - 청초와 홍안, 홍안과 백골
□ 주제 : 떠난 임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 인생무상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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