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기백에는 늙은 경험 필요해★
늙은 쥐 한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 쥐는 물건을 훔치는데는 귀신 같은 제주를 지녔지만
눈이 어두워지고 기력이 쇠진해져서 혼자 힘으로는 돌
아다닐 수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젊은쥐들이 그를 찿아가 숙달된
기술을 가르쳐주면 그 꾀로 먹을것을 훔쳐 소득을 나누
어 가지겠다고 하였다.
늙은 쥐는 흔쾌히 응했다.
그러나,얼마 후 젊은 쥐들은‘이제는 늙은 쥐의 제주를
다 배웠으니 더 이상 훔친 물건을 나뉘줄 필요가 없겠
다,’고 판단하고 그를 따돌렸다.
늙은쥐는 그들의 배신에 분을 품었으나 어쩔 방도가
없었다.
어느날 저녁에 시골마을 아낙네가 세발달린 솥에다가
밥을 해서 돌로 솥뚜껑을 꼭 덮어두고 마을로 나갔다.
쥐들은 그 밥을 훔쳐먹고 싶었으나 꾀를 생각해낼 수
가 없었다.
한마리가 "늙은 쥐한테 가서 물어보는 게 제일 낫겠다."
고 제안하자,다른 쥐들도 모두 좋다고 하였다.
그 쥐들은 늙은 쥐를 찿아가 그 방법을 물어 보았다.
그간의 울분을 참아온 늙은 쥐는 화를 내며 꾸짖기를,
"너희 놈들이 내 기술을 배워 항상 배불리 먹었으면서
도 요즈음은 나한테 음식을 나누어 주지 않았다.
이제 아무 말도 않겠다."
젊은쥐들이 거듭 절하며, "저희들이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이제와서 지난일을 따져본들 어찌할 도리가 없으
니 앞으로나 잘하게 부디 가르쳐 주십시요."하며 맹세를
하였다.
그제야 늙은쥐가 화를 풀며 알려주기를~
"세발 솥엔 다리가 셋 달렸다.
그중 한 다리쪽의 땅을 파면 깊이가 얼마되지 않아도 솥
이 저절로 쓰러질 것이니 그러면 밥도 저절로 떨어질 것
이다." 하였다.
쥐들이 달려가 땅을 파더니 과연 늙은쥐의 말과 같았다.
젊은쥐들은 배부르게 먹고 나머지를 늙은쥐에게 가져다
주었다.
이 우화는 고상안(高尙顔)이 쓴 잡기(雜記)에 실려있다.
‘늙은이에게 물어보면 허물을 져지르는 법이 없다.’하
였던 옛 격언을 빌어오면서 나라의 권력이 젊은이한테
넘어가고 늙은 사람은 곁에서 구경만 하고 있음을 풍자
하기 위해 이 글을 지었다.
그래서 경험있는 자들이 봉황의 울음 같은 말을 하여 주
어도 하찮은 꾸지람만으로 생각하는 세태를 빗대며 쥐들
을 보아도 저와 같이 하는데 오히려 사람들이 그와 같지
못한 것을 풍자한 것이다.
- 고전속에 지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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