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슬기로운 지혜가 된다.★
벼슬이 최고에 올라 형조판서,훈련대장,포도대장을
겸하고 있는 교만한 대장이 있었다. 하루는 조회에
서 자신이 삼국시절에 태어 났으면 위치가 어느 정
도가 되었겠는지를 솔직히 말해보라 하였다.
그때 맨 앞줄에 한 장교가 ,
"대장님께서는 삼국때에 계셨으면 분명 그 유명했
던 오호대장(五虎大將)의 한 사람에 속했을 것이옵
니다."하였다. 대장은 자신이 금방 오호대장이라도
된 듯이 우쭐대기 시작 하였다.
맨 뒷줄에 섰던 최 말단 병사인 초포수는‘나는 연
봉(年俸)이 바구미가 파먹은 좁쌀 일곱말로’이것
으로는 도저히 처자를 먹여 살릴 길이 없어 늘 죽
을 방도를 찿아온 터에 오늘이야말로 때를 찿았다.
이제 바른 말을 하다가 매를 맞아 죽는다면 가문을
위해 명예도 살리고 가족에게도 떳떳한 죽음이 되
리니, 이제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앞줄로 뛰어나가 꿇어 앉으며 대장에게 면박
(面駁)하기를,"대장님은 관우(關羽),장비(張飛),
조운(趙雲),마초(馬超,황충(黃忠)같은 오호대장은
커녕 화병(火兵)노릇도 못할 것이옵니다."하고 그
연유를 조목조목 들었다.
당황한 대장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으락 푸르
락 하였지만 그 말들이 모두 이치에는 맞았다. 대
장이 기가 꺾여 풀이 죽는 기색이 역력하자 초포
수는 죽지말고 살아서 뜻을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사실은 화병도 못 한다는 말은 지나친 것이옵고,
대장게서는 본디 가문이 좋으시어 대대로 장종(將
種)으로 내려오시니 무과에 급제하여 좀벼슬은 하
실 수 있었을 것이옵니다."하며 체면을 조금 살려
주었다.
분이 좀 풀린 대장은 물었다.
"기특하다! 네가 그래도 내 가문을 깨지 아니하구
나, 그렇다면 너는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느냐?"
초포수는 "장수 잘 섬길줄 알고 기치(旗幟)풀어가
는 법도를 익히고 병서(兵書)를 달통하면 교련감
재목이 되올 것이니, 훈련원의 교련관은 넉넉히
하였을 것이옵니다." 하며 병서의 앞머리를 줄줄
외워대였다.
이에 대장은 아부하던 장교의 계급장을 때어 초
포수에게 달아주고 초포수의 계급장을 장교에게
주며 "너도 이제부터 이처럼 제대로 승진해 올
라오라!고 하였다.
힘 없는 듯하던 초포수는 결정적인 순간에 순수
함과 재치있는 논리로 강력한 권위와 아부에 정
면 대항하였다.
결단에 찬 초포수의 진실은 닫혀진 세계의 벽을
허물고 교만에 찼던 대장에게 진실의 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문을 열게 하였다.
삼설기(三說記)의 이 이야기는 결국 권위의식과
허세,아첨에 대항하는 초포수의 진실성에 뿌리
를 둔 슬기로운 지혜를 보여준다.
이런 재치와 지혜는 우리의 시대에도 신선한 깨
우침을 안겨주는 고전에 향기로 되 살아나야 할
것이다.
- 고전속에 지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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