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공명이 그 무엇인고~/신 흠
공명이 긔 무엇고 헌신짝 버스니로다. 전원에 도라오니 麋鹿(미록)이 벗이로다. 백년을 이리 지냄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
● 전문 풀이
공명이란 그것이 무엇인가? 헌신짝 벗은 것과 같도다.
(그런 별 가치 없는 공명을 던져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오니,
고라니와 사슴들이 벗이로구나.
(이런 속에서) 이렇게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의 은덕이로다.
● 해설 및 감상
한가하고도 평화로운 서경시가 오늘날 전하는 고시조의 태반
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바꾸어 말하면 이
같은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근원은 어디까지나 군주의
은혜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을 한적하게 찬양할 수 있
는 것은 곧 그 어진 군주를 찬양하는 심정에서 우러나왔음을
뜻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언뜻 보아 자연시(自然詩)처럼 보
이는 이들 일련의 시조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유교적인 충의
사상을 표현하는 데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렇게 모든 은덕을
지배자에게 돌림은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전근대적인 동양
의 순종미(順從美)라고나 할까? 이렇듯 불행하게도 우리 조
상들은 마음의 태세가 불순하였기 때문에 자연을 노래하면
서도 오히려 사이비 자연시를 읊어 내고 말았던 것이다.
● 핵심 정리
◁ 작자 : 신흠(1566~1628)
◁ 출전 : <진본 청구영언>
◁ 성격 : 전원 한정가
◁ 주제 : 전원 한거(閑居)와 임금의 은총
◁ 종류 : 평시조
◁ 제재 : 전원의 삶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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