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음식으로 고과 관리를 한 이유

eorks 2011. 2. 28. 08:06

牧民心書
제7장 예전 6조[예절과 교육에 관하여 알아야 할 사항들]
음식으로 고과 관리를 한 이유
貧者五禮之一이라 其희牢諸品已厚則傷財하고 已薄則失歡이니라.
빈자오예지일이라 기희뢰제품이후즉상재하고 이박즉실환이니라.
先王爲之節中祭禮하여 使厚者不得踰하고 薄者不得減하나니
선왕위지절중제례하여 사후자부득유하고 박자부득감하나니
其制禮之本하여 不可以不遡也니라.
기제례지본하여 불가이불소야니라.
빈(貧)은 오례(五禮)의 하나이다. 접대하는 물품이 너무 후하면 재물을
낭비하게 되고, 너무 박하면 환대의 뜻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선왕이
그것을 조절하고 알맞은 제도를 만들어 후한 경우라도 제도를 넘지 않
고 박한 경우라도 정한 제도 이하로 줄이지 못하게 하였으니, 그 예를
제정한 근본 뜻을 거슬러 올라가서 따지지 않으면 안 된다.
- 빈객(貧客) -
    
      성종 때 인덕이 있는 한 사람이 지방의 목민관으로
    있다가 중앙으로 들어와 높은 관직에 오르게 되었다. 평소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기로 이름이 나 있던 터라 임금이 친히 그를 불러 물었다.
      "내가 평소에 궁금하게 여기던 것이 하나 있어서 그러니 사실대로
    답을 해 보시오. 그대는 아랫사람들에게 대접받는 음식을 가지고 고과
    (考課)를 측정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이오?"
      그는 다소곳한 어조로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은 몹시 불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사실이었단 말인가? 아니 어떻게 입에 들어오는 음식을 가지
    고 부하직원들을 평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임금이 다시 묻자 그는 더욱 차분하게 대답했다.
      "음식 대접하는 일조차 공평하게 하지 못한다면 어찌 다른 일을 공
    평하게 처리하겠습니까?"
      "오, 그런 뜻이 있었는가? 역시 그대가 백성들로부터 칭송을 받는 데
    는 이유가 있었구려."
      임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은은하게 미소를 지었다.
      또한 같은 시대에 유남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이가 들자 퇴직하여 집에 들어앉게 되었다. 그런데 그의 제자
    중 한 사람이었던 어느 목민관이 관리들에게 맛있는 음식만을 요구했
    기에 부하 관리들은 그 일을 늘 고통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어느 날, 그 사실을 알게 된 유남원이 그의 스승으로서 가만히 있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그를 깨우쳐 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
    다. 그래서 하루는 그를 불러다 놓고 점심때가 훨씬 지나도록 밥상을
    들여오지 못하게 했다. 제자가 배가 고파 어쩔 줄 몰라 하자 유남원은
    그제야 밥상을 들여오도록 일렀다. 상 위에는 밥 한 공기에 두부 한 접
    시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게 눈 감추듯 한 공기를 다 비우고 그것도 모
    자라 두 공기나 더 먹었다. 그는 그제야 자신이 너무 많이 먹었다는 사
    실을 알게 되었다.
      잠시 뒤 유남원은 좋은 술과 음식을 들여오도록 일렀다. 하지만 진수
    성찬이 가득 차려진 상에서 그는 고기 몇 점만을 집어먹었을 뿐이었다.
    그때 유남원이 은근히 말했다.
      "저 고기는 아주 귀한 것일세, 맛을 좀 보게나."
      하지만 제자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배가 꽉 차서 더 이상 들어갈 데가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유남원이 빙그레 웃으며 타이르듯 말했다.
      "원래 음식이란 좋고 나쁜 것이 없네, 배가 고프면 먹고 싶고, 배가
    부르면 먹고 싶지 않은 것뿐일세. 제때에 먹느냐, 시간이 지나서 먹느
    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음식 맛이니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가 없네."
      제자는 그제야 스승의 가르침을 깨닫고 그 뒤로 그는 음식을 가지고
    부하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