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먹고 사는 일

eorks 2011. 3. 1. 07:29

牧民心書
제7장 예전 6조[예절과 교육에 관하여 알아야 할 사항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먹고 사는 일
束民爲伍하여 以行鄕約亦古鄕黨州族之遺意威惠旣洽이면
속민위오하여 이행향약역고향당주족지유의위혜기흡이면
勉而行之可也니라.
면이행지가야니라.
백성을 다섯 집으로 묶어 오(伍)로 만들어 향약을 행하는 것도
옛날의 향당이나 주족 제도를 본뜬 것이니 위엄과 은혜가 흡족
하다면 힘써 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교민(敎民) -
    
      《석담일기(石潭日記)》는 조선 명종(明宗)부터 선조(宣祖) 때
    까지 17년 동안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경연(經筵)에서 강론한 내용
    을 적은 책이다. 이 일기에 이런 구절이 있다.
      율곡 이이가 임금게 이렇게 아뢰었다.
      "요즘 여러 관리들이 향약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청했기 때문에
    전하께서는 그것을 시행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저는 향약을 시행하는
    시기가 너무 빨랐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백성들의 헐벗고 굶주리는 고
    통을 먼저 해결해야 하고 가르치는 일은 그 다음에 해야 하는 것입니
    다. 일반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지금보다 더 어려운 때가 없었으니, 먼
    저 그들의 심한 고통을 덜어 준 후에 향약을 시행하는 것이 순서입니
    다. 서로 덕을 나누는 것은 좋은 쌀과 고기와 같아서, 그것이 아무리 맛
    있고 좋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비위가 상해 먹지 못하면 그만인 것입니
    다."
      그러자 유희춘이 말했다.
      "율곡의 말이 옳습니다."
      그 말에 옆에 있던 허엽이 못마땅해 하며 말했다.
      "어떻게 임금게 향약 시행하는 일을 멈추도록 권할 수가 있습니까?"
      그러자 이이가 다시 말했다.
      "입을 것과 먹을 것이 넉넉한 후에야 예의를 차리는 법이니, 굶주림
    에 떠는 사람에게 억지로 향약을 시행해 보아야 헛일입니다."
      다시 허엽이 탄식하며 말했다.
      "도덕이 땅에 떨어지는 것이나 번성하는 것에 나라의 목숨이 달렸으
    니 그것을 먼저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말을 받아 이이가 입을 열었다.
      "경은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어렵고 고달프더라도 향약만 시행하면
    태평성대를 충분히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예로부터 먹고 살기가
    도탄에 빠지고 난 후에 예의를 지키는 것을 보았습니까? 아버지와 아들
    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한쪽으로는 날마다 학문을 권하면
    서도 다른 한쪽으로 서로 헐뜯는다면 사이가 벌어지기 마련인데 일반
    서민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허엽이 다시 말을 받았다.
      "요즘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향약을 시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이이가 웃으며 말했다.
      "경은 마음이 착하기 때문에 남들의 착한 면만 보고, 나는 마음이 착
    하지 못하니 남들의 착하지 못한 면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행동
    으로 가르치는 사람은 따르고, 말로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따진다고 했
    으니 오늘날의 향약에는 따지는 것이 많지 않습니까?"
      이 말에 허엽은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했다.
      이이는 향약의 시행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에게 가장 기
    본적인 문제는 `먹고 사는 일` 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것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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