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8. 兵典 6條(병전 6조)
제1조 첨정(簽丁) : 장정은 군적(軍籍)에 실어야 |
◎ 군정을 정하고 그들에게 베를 거두는 법은 양연(梁淵)에게서 시작되
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폐단이 점점 커져서 백성들의 뼈에 사무치
는 병이 되어. 이 법을 고치지 않으면 백성들이 모두 죽고 말 것이다.
◎ 대오(隊伍)란 형식이요, 쌀과 베를 거두는 것은 실제의 목적이다.
실제의 목적을 거두었으면 형식을 따질 필요가 없는데도 그 형식을 따
지려 드니 백성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러므로 군정을 잘 하는 자는
아예 군정을 다스리지 않고, 첨정을 잘하는 자는 아예 첨정을 하지 않
는다. 헛이름을 조사하고 죽은 것을 밝혀내어 그 결원을 보충하며 대
신 할 것을 문책하는 것은 아전들의 이익만 될 뿐이므로 어진 목민관
은 이렇게 행하지 않는다.
◎ 한두 명을 뽑아 보충하지 않을 수 없으면, 넉넉한 집을 찾아내어 역
전(役田)을 보충하고 그것으로 실제의 군사를 고용하도록 해야 한다.
◎ 군역 한 자리에 5~6명을 뽑아 두고 모두 군미와 군포를 거두어 아
전들의 주머니를 채우게 하니, 이것은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 군안(軍案)과 군부(軍簿)는 모두 정무를 처리하는 방에 두고 자물쇠
를 단단히 채워 아전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 수령의 위엄과 은혜가 흡족하여 아전이 두려워하고 백성들이 따르
게 되면 척적(尺籍)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다.
◎ 척적을 수정하려면 먼저 계방(契房)을 폐지하여야 하며, 서원, 역
촌, 호호(豪戶), 대묘 등 모든 역을 기피하여 숨은 곳을 조사하지
않을 수 없다.
◎ 군포를 거두는 일은 목민관이 직접 받아야 한다. 밑의 관리들에게
맡기면 백성들의 부담이 갑절이나 늘게 된다.
◎ 족보를 위조하고 직첩(職牒)을 몰래 사서 군적에 오르는 것을 면
하려고 하는 자는 징계하지 않을 수 없다.
◎ 상번군(上番軍)을 치장해 보내는 일은 한 고을의 큰 폐단이 된다.
그러므로 아주 엄하게 살펴야 백성의 피해가 없을 것이다.
대오 : 군대의 편성된 대열을 말한다.
척적 : 고을의 총 호수와 군액 총수를 가지고 공평하게 배당하는
것을 말한다.
계방 : 공역을 면제받거나 다른 도움을 받으려고 아전에게 금품을
준 마을.
호호 : 세력이 있는 호구.
직첩 : 벼슬 임명장.
상번군 : 중앙에 번을 서는 군사.
◎ 군사 조련은 무비(武備)의 중요한 일이니, 곧 조연(操演)과 교기
(敎旗)의 술법이다.
◎ 오늘날의 군사 훈련은 헛된 일이다. 첫째는 속오(束伍), 둘째는
별대(別隊), 셋째는 이노대(吏奴隊), 넷째는 수군(水軍)이다. 그런
데 이에 대한 법이 갖추어지지 않았으므로 훈련해도 소용이 없다.
단지 형식에 그칠 뿐이니 소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
◎ 오직 기고호령(旗鼓號令)과 진지분합(進止分合)의 법을 자세히
익혀야 한다. 이는 군사들만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아전과 장교
들로 하여금 규례에 익숙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 이노(吏奴)의 훈련은 가장 중요한 일이니 기한 3일 전에 연습해
두어야 한다.
◎ 만약 풍년이 들어 방비가 완화되더라도, 군사 조련을 행하라는
명령이 머추지 않는 한, 대오를 채우고 장비를 갖추는 데 힘써야
한다.
◎ 군중에서 금품을 거두는 군율은 지극히 엄중하다. 공사간의 조련
에서는 마땅히 이 폐단을 살펴야 할 것이다.
◎ 수군을 산골 고을에 두는 것은 본래 잘목된 법이다.
◎ 수군 훈련의 명령이 있으면 마땅히 수군 훈련의 규칙에 따라 날
마다 익히고 연습하여 빠드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조연 : 훈련을 뜻한다.
교기 : 각종 기의 신호에 의하여 동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으로서,
옛날에는 사냥으로 군사를 훈련시켰는데, 당시에는 항상 익힐
수 없기 때문에 다시 그에 대한 제도를 만들었다.
속오 : 군대 편제의 하나, 다섯명을 1오라고 한다.
기고호령 : 기를 흔들고 북을쳐서 명령을 내림.
진지분합 : 나아가고 멈추며, 대오를 나누었다가 합치는 것, 군사훈련.
◎ 병(兵)이란 병기(兵器)를 가르킨다. 병기는 백 년 동안 쓰지 않는다
해도, 하루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병기를 관리하는 것은 목민
관의 중요한 직무이다.
◎ 화살 만드는 대를 나누어 주는 일과 달마다 치르는 시험에 쓸 화약
을 나누어 보내는 일은 마땅히 그 법을 만든 취지를 생각하여 나가
고 들어오는 일에 항상 조심히 해야 한다.
◎ 만약 조정의 명령이 엄중하다면 수시로 군기를 보수하는 일을 게
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 우리나라의 풍속은 온순하고 근신하여 무예를 즐기지 않고 오직 활
쏘기만을 익혀 왔다. 그런데 지금은 이것도 익히지 않으니 무예를 권
장 하는 것이 오늘날의 급선무이다.
◎ 무예를 권장하는 데도 문예(文藝)와 만찬가지로 많은 예산이 있어
야 한다. 문예는 학궁에 예산이 있으나 무예는 그 비용이 나올 곳이
없다. 목민관으로서 오래 재직하는 자는 6년에 이르기도 한다. 실로
이처럼 해야 권장할 수 있고, 백성들도 이를 따라 서로 부지런하게
될 것이다.
◎ 강한 쇠뇌를 설치하고 쏘는 일은 반드시 훈련으로 익혀 두어야 한다.
◎ 호령하고 앉았다 서는 법과 돌진하고 찌르는 자세 같은 것은 모름
지기 외적의 침략 징조가 있을 때에 익히고 연습해야 한다.
쇠뇌 : 아주 예리한 병기.
◎ 목민관은 곧 병부를 가진 관원이어서 앞일을 예측하지 못할 변이
많다. 그러므로 임기응변의 방법을 미리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유언비어는 혹 근거 없이 일어나기도 하고, 혹 기미가 있어 생기
기도 한다. 목민관으로서는 이를 조용히 진압하거나 묵묵히 관찰
해야 한다.
◎ 괘서(掛書)나 투서(投書)는 태워서 없애 버리거나 조용히 살펴
야 한다.
◎ 변란이 있을 때는 경거망동하지 말고 조용히 그 귀추를 생각하여
응대해야 한다.
◎ 고을의 풍속이 포학하여 목민관을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면, 그들
을 잡아 죽이거나 조용히 진압해야 한다. 그 기미를 살피고 간사함
을 꺾어 없애야 하며, 융통성 없이 처리해서는 안 된다.
◎ 강도와 도적들이 서로 모여 난을 일으키면, 타일러서 항복을 받아
내거나 꾀를 내어 사로잡아야 한다.
◎ 지방의 도적이 이미 평정되었는데도 민심이 의심하고 두려워하거
든, 마땅히 성심을 다하고 신의를 보여 민심의 동요를 안정시켜야
한다.
괘서 : 벽에 글을 붙임. 즉 벽보.
투서 : 글을 몰래 보내는 일.
◎ 도적의 난리를 만나게 되면 지방을 지키는 신하는 마땅히 그 지역
을 지켜야 한다. 방어할 책임은 장신(將臣)과 같다.
◎ 병법(兵法)에 `허하면 실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실하면 허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라고 했다. 이 또한 방어하는 자라면 알고 있어야 한다.
◎ 지키기만 하고 공격하지 않아 적이 경내를 지나게 하면 이는 임금
을 적에게 내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추격을 그만둘 수는
없는 일이다.
◎ 높은 충절로 사졸(士卒)을 격려하여 작은 공이라도 세우면 이것이
으뜸이다. 형세가 궁하고 힘을 다하였을 때 죽음으로써 삼강오륜의
도리를 세우는 것 역시 분수를 다하는 일이다.
◎ 임금이 지방으로 피난하면 지방을 지키는 신하가 그 지방 산물을
올려 충성을 표하는 것 역시 당연한 직분이다.
◎ 난리가 미치지 않는 지방에서는 백성을 위로하여 편안하게 하며,
인재를 기르고 농사를 권장하여 군수물자를 넉넉하게 하는 것 역
시 지방을 지키는 수령의 직책이다.
장신 : 무장.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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