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들의 축전

어머니는 일흔일곱 소녀

eorks 2011. 9. 25. 00:02

탄생*돌*생일*화갑에 시인들이 보내는 言語의 축전
복되어라 생명의 탄생이여!

제 3 부 생일(生日)
어머니는 일흔일곱 소녀

                                                                       -이 향 아-
      반호장 저고리 옷고름이 붉던, 젊었던 시절에는 어서어서 늙고 싶다 말씀하셨지요. 어머니 세월을 건너 뛰어 어서 늙어서 혼자 사는 과수댁 설움도 줄고 저 어린 것들 커서 무엇이 되려는지 늙은 날을 태산처럼 믿으셨지요 오늘은 일흔일곱 생신 날 꿈처럼 빨리 늙으신 어머니 성근 머리카락 눈물 나게 희고 우리들은 무엇인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를 날마다 살어름판에 세우고 그 마음에 날마다 바늘을 꽂는 아직도 불효한, 무엇인가 된 우리들 이만하면 됐다. 너무 오래 살았다 사는 그 날까지 마음 편히만 살고 싶다 어머니, 이제는 젊은 날을 꽃밭처럼 돌아보며 다시 이별의 푸른 날을 기다리시는 어머니, 오늘 일흔일곱 생신을 맞으신 맑으나 맑은 어머니, 일곱 살 소녀처럼 천진하신 아, 색동옷 곱디 고운 우리 어머니 이후로 마음 편히 천수만수 누리소서, 어서어서 늙으셨듯 도로 젊어지소서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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