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나라의 미생(尾生)이라고 하는 대단히 정직한 사나이가 있었 다. 남과 약속을 하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 약속은 반드시 지 키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사모하는 여자와 밤에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한 미 생은 약속한 시간에 어김없이 약속 장소에 나갔다. 하지만 여 자는 장난삼아 약속을 했던 것인지, 아니면 무슨 급한 일이 생 겼는지 그곳에 나타나지 않았다. 미생은 야속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믿음을 가지고 끈기 있게 기다렸다. 그러는 중에 썰물 때가 되어 강물이 불어올라 그의 몸을 적시 기 시작했다. 다리에서 무릎으로, 무릎에서 허벅지로 또 배와 가슴께로 물은 자꾸 불어 올랐다. 그래도 그는 단념을 하지 못 하고 여자를 기다렸다. 드디어 물은 목까지 차올라 아차 하는 순간에 다리 기둥을 붙들고 허우적거렸으나 때는 이미 늦어 그 만 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빠져 죽었다. 이 같은 미생의 신의(미생지신尾生之信)에 대해서는 두 가지 엇갈린 평가가 전해진다. 전국시대의 유세가로서 유명한 소진(蘇秦)은 연나라 왕을 뵙 고 자기의 의견을 설명할 때 이 사나이의 이야기를 꺼내어 신 의가 두터운 사람의 본보기로 삼았다. 미생의 행동을 굳센 신 의로 본 견해라 하겠다. 하지만 같은 시대의 철학자 장자 견해는 달랐다. 그는 그의 우언(寓言)에 근엄하기 그지없는 공자와 도척을 등장시켜 도척 의 입을 통해 미생의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이런 자들은 기둥에 못 박아 죽인 개, 물에 떠내려간 돼지, 아니면 깨진 그릇을 손에 든 비렁뱅이처럼 쓸데없는 명목에 목 숨을 걸고 소중한 생명을 천하게 굴리는 자로서 진실로 삶의 길을 모르는 무리일 뿐이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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