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범보다 두려운 것

eorks 2013. 9. 3. 07:59

고전(古典) 이야기 ~효와 윤리~

범보다 두려운 것

지자불위비기사(智者不爲非其事)
염자불구비기유(廉者不求非其有)
지혜로운 사람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지 않으며, 청렴한 사람은 가져서는 안 될 것을 탐내지 않는다.
한나라 때 한영이 엮은 <한시외전(韓詩外傳)>에 있는 말이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청렴한 사람이 되는 건 그리 어려운 일 이 아니다. 그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지 않으며, 가져서는 안 될 것을 탐내지만 않으면 된다. 지혜롭고 청렴결백하면 그 자 신이 떳떳하여 천하에 거리낄 것이 없다. 다만 예로부터 군자 가 두려워하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군자불외호 독외참부지구(君子不畏虎 獨畏讒夫之口)
군자는 범을 두려워하지 않고 참언을 퍼뜨리는 사람의 입을 두려 워한다.
한나라 왕충(王充)의 <논형(論衡)> `언독(言毒)`편에 있는 말 이다. `군자는 명예를 소중히 여기고, 소인은 재물을 소중히 여 긴다`는 말이 있다. 군자는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 까지 바치기도 한다. 그런데 소인은 목숨을 걸고 재물을 모은 다. 군자는 소신이 뚜렸하고 스스로가 청렴결백하므로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굽어봄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고 무서울 것이 없다. 그런데 소인은 마음이 좁고 간사하여 곧잘 남을 시기 질 투하고 때로는 해치기도 한다. 고래로 간신배들의 참소(讒訴) 로 목숨을 잃거나 조정에서 쫓겨나 유배 생활을 한 충신열사가 많았다. 그런 인물 중에 하나가 굴원(屈原)으로 애국충절과 청 렴을 표상하는 대표적 인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국시대 초나라의 우국 시인 굴원은 고고하고 청렴했지만 이로 인해 도리어 시기하는 자들에게 참소를 당하여 초나라에 서 쫓겨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의 대표적인 <어부사(漁父辭)>는 당시 굴원의 심상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굴원은 이미 쫓겨나 강가와물가에 노닐고 못가에서 시를 읊조리 고 다니는데, 얼굴색은 초췌하고 모습은 수척해 보였다.
"아니, 당신은 초나라의 삼려대부(三閭大夫)가 아니십니까? 어찌 하여 이 지경이 되셨습니까?"
"세상이 모두 흐려 더러움에 물들어 있는데 나 혼자 깨끗하고, 여 러 사람이 다 취하였는데 나 혼자 깨어 있소. 그로 인해 죄인으로 몰려 쫓겨난 것이오."
"성인은 사물에 굳어버려 융통성 없이 하지 않고 세상과 추이를 같이합니다. 세상 사람이 모두 흐렸으면 어찌 같은 진흙에 더러워 지고 같이 세파를 거칠게 하면서 세인에 동조하지 않았습니까? 여 러 사람이 다 취했으면 어찌 세인과 같이 술찌끼라도 먹어 고주망 태가 되지 않고, 어찌 혼자서만 깊이 생각하고 남보다 뛰어나게 고 상한 행동을 하여 결국 먼 곳에 추방되도록 자초하셨습니까?"
"금방 머리를 감은 사람은 관을 털어서 쓰고, 목욕한 사람은 옷의 먼지를 턴 다음 입는다고 들었소, 맑고 깨끗한 몸에 어찌 외부의 더러움을 받아들이겠는가? 차라리 상수에 빠져 물고기 뱃속에서 몸을 장사지낼지언정, 어찌 결백한 몸에 세속의 진애(塵埃)를 입 힐 수 있겠는가?"
어부는 싱긋이 웃더니 삿대로 배를 두드리며 떠나가면서 노래를 불렀다.
창랑(滄浪)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리.
굴원이 절망감에 빠져 강가를 거닐며 울분을 삭히고 시를 짓 기도 하면서 10년째 방랑을 하고 있는 동안 마침내 그 자신이 그토록 우려하고 걱정한 대로 진(秦)나라에 의해 초(楚)나라가 멸망했다. 울분을 참지 못한 굴원은 온 몸에 돌을 달고 멱라강 (汨羅江)ㅡ지금은 멱수(汨水)라 한다ㅡ에 몸을 던져 자결하고 말았으니 그의 나이 54세 때였다.
굴원이 투신한 멱수(汨水) 강가에는 그의 무덤이 남아있으며 옆에는 애국과 충절을 기리는 사당이 지어져 있다. 중국에서는 굴원이 자결한 음력 5월 5일을 단오절(端午節)이라고 해서 그 를 추모하는 제일(祭日)로 정하고 있다. 이날은 `용선경도(龍船競渡)`라고 하여 뱃머리에 용을 장식한 배를 타고 북을 치면서 경주를 벌이기도 하는데, 굴원이 강에 몸을 던졌을 당시 백성 들이 너도나도 배를 타고 와서 물고기가 시신을 훼손치 못하도 록 북을 치고 쫓으며 그의 시신을 찾고자 물속을 헤집었던 고 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또, 갈댓잎이나 대나무 잎으로 싸서 찐 수리취라는 떡을 물고기에게 던져주는 풍습이 있는데 이 역시 물속에 잠긴 굴원이 물고기에게 뜯어 먹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에서 이어져 온 풍습이라고 한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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