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명고성(勒名考誠)`이라는 말이 있다. 기물(器物)에 그 제작 을 맡았던 사람의 이름을 새겨 넣게 함으로써 그 사람에게 정 성이 있었는가 없었는가를 살피는 것을 말한다. <예기> `월렁` 10월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이 달 공사(工師)에게 명하여 일의 공적을 살피도록 한다. 제 기는 벌여놓고 제례에 합치되는지를 심사하고, 음교를 작위 함으 로써 윗사람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일이 없게 한다. 반드시 정교 함을 상(上)으로 하고, 기물에는 공인(工人)의 이름을 새기게 함으 로써 그 성실함을 고려한다_늑명고성(勒名考誠)_. 공로에 마땅하 지 않음이 있으면 죄를 벌함으로써 그 정황을 추궁한다.
요즘도 시장에 나가 보면 제품에 생산자의 이름이 표시된 것 을 볼 수 있다. 농산품이나 공산품을 막론하고 그 제조에 관여 한 사람의 이름을 표기함으로써 제품의 품질을 담보하고자 한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늑명고성`이나 요즘의 `생산자 표 시`나 공통점은 드러내고 강제한다는 것이다. 좋은 제품을 내 놓을 경우 칭찬을 받고 명예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 할 경우 책임을 면키 어려울 터이니 겁나는 일이기도 하다.
기물에 앞서 본인의 마음에 이름을 새기면 어떨까? <채근담> 에 `남을 신뢰하는 사람은 그 자신이 성실하기 때문`이라는 애 기가 나온다.
신인자 인미필진성 기칙독성의(信人者 人未必盡誠 己則獨誠矣) 의인자 인미필개사 기칙선사의(疑人者 人未必皆詐 己則先詐矣)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반드시 성실하지 못하더라도 자기만 홀로 성실하기 때문이며,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사람이 반드시 모두 속이지 않더라도 자기가 먼저 스스로를 속이기 때문 이다.
아무도 믿을 수가 없는 세상인데 유독 나만 성실하여 무슨 득 을 보겠냐고 하지만 의심을 품고 선의를 무시하거나 짓밟는 것 보다는 낫다는 얘기다. `마음에 새긴 이름`은 누가 칭찬하거나 벌주지 않아도 그 스스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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