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가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엉뚱한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다. 흘러간 세월, 떠나간 사람, 사소한 상념조차 커다란 짐이 되어 어깨를 짓누르기도 하고 때로는 달콤한 환상에 빠져 현실 을 망각하기도 한다. 너무 바빠도 문제다. 자신의 본심을 살피 고 자성의 시간을 갖기보다는 근원을 망각한 채 정신없이 쫓기 게 되기 때문이다. 홍자성의 <채근담>에 나오는 애기다.
인생태한 칙별염절생 태망 칙진성불현(人生太閑 則別念竊生 太忙 則眞性不現) 고사군자 불가불포신심지우 역불가불탐풍월지취(故士君子 不可不抱身心之憂 亦不可不耽風月之趣)
사람이 너무 한가하면 딴 생각이 슬그머니 일어나고, 너무 바쁘면 참다운 마음의 본성이 나타나지 않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불 가불 몸과 마음의 근심을 지녀야 하고, 또한 불가불 풍월의 취미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몸과 마음의 근심 즉 군자의 `신심지우(身心之憂)`란 무엇일까? 그것은 도덕과 의리를 실천하고자 부지런 히 애쓰는 사람, 즉 `근자(勤者)`의 운명적 명예와도 같은 것이 리라. 이 명예를 벗어버릴 수 없기에 가끔은 여유를 갖기 위해 불가불 풍월의 취미를 갖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리라. 풍월의 취미가 전도되어 은밀한 생각이나 망상에 빠지지 말아야 할 터 이지만 말이다.
은밀한 생각이나 망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고요한 가운 데 자기 자신을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이른바 자성 (自省)`이다.
날마다 자신의 세 가지 행위에 대해서 반성한다는 말이 있다.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일일삼성오신(一日三省五身)`이다. 증자가 말했다.
"나는 날마다 세 가지로 나 자신을 살피고 반성한다. 첫째로, 사람과 더불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충심으로 일에 매달리지 않았는가를 반성한다. 둘째로, 벗을 사귀는 데 있어서 신뢰 없 이 굴지 않았는가를 반성한다. 셋째로, 배운 것을 익히고 다듬 지 않았는가를 반성한다."
증자는 이름을 `삼(參)`이라 하고, 자(字)를 `자여(子輿)`라고 하는 공자의 제자이다. 증자는 홀어머니를 극진하게 모시는 효 자로서, 효성스런 사람의 대명사로 자주 쓰인다. 증자의 삼성 오신에 대해 주자(朱子)는 이렇게 말했다.
"증자가 이 세 가지로써 날마다 그 자신을 반성하여, 있으면 고치고 없으면 더욱 힘써서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데 정성스럽 고 절실함이 이와 같으니 배움의 근본이라 할 것이다. 이 세 가 지는 또한 대대로 충신의 근본으로 삼는다."
또 혹자는 증자를 이렇게 말한다.
"참된 가르침이 모두 성인에게서 나왔으나 그 후 참된 것에 서 멀어졌거늘, 오로지 그 폐단이 없는 것은 자사, 맹자, 그리고 증자에게서만 볼 수 있다. 단지 증자의 아름다운 말과 착한 행 실이 세상에 모두 전해지지 않는 것이 애석할 뿐이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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